[박형중 칼럼] 해외 투자 유치 노력의 문제점

박형중∙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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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당국은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지난 1월 20일 북한당국은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제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는 결정을 채택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 자체는 올바른 정책 방향입니다. 그러나 그 구체적 내용을 보면,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투자 유치 노력의 북한 측 주체가 국방위원회라고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북한이 현재 추진하는 대내외 정책이 북한에 실제로 해외투자가 유입되는 데 커다란 장애가 된다는 것입니다.

먼저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북한 측 주무 기관을 봅시다. 핵심적 기관은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입니다. 대풍그룹의 역사와 구성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해외투자 유치 사업에서 북한 군부와 노동당 유관부서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려되는 것이 있습니다. 북한당국의 해외투자 유치 노력이 군부와 노동당과 같은 특수 기관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 경제에서 암적인 존재는 군부와 당의 여러 특수 기관이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각종 무역회사들입니다. 이들 회사는 북한에 존재하는 각종 경제적 이권을 독차지하면서 막대한 이윤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 회사가 올린 수익은 인민경제에 재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집권층의 통치자금과 사치품 소비를 위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해야 하는 내각의 민수경제 부분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수기관이 설립한 회사에 근무하는 특권층은 갈수록 부자가 되고, 그렇지 못한 인민경제의 대부분은 갈수록 가난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봅시다. 해외투자가 유입되자면, 국제사회가 보았을 때, 북한의 대내외 정책이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을 보면 그렇지 못합니다. 먼저 핵 문제입니다. 북한당국은 지금 핵 보유 국가 인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경제정책 혼란입니다. 해외투자가 유입되자면, 북한 내부에 예측가능하고 안정된 투자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시장억압정책과 화폐개혁의 추진과정을 보면, 현 북한당국이 경제정책을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할 능력이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북한당국과 북한의 무역회사들의 해외 평판은 좋지 않습니다. 대외무역과 투자에 있어서 국제적 규범과 절차, 한 번 약속한 것은 지킨다는 신용과 신뢰을 훼손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결론을 냅시다. 만약 군부와 당의 특수기관이 해외투자 유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되면, 이들의 북한경제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이들이 누리는 경제적 특권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민생활은 개선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투자유치정책은 인민경제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당연히 내각이 앞에 나서야 하며, 핵 무기 포기에 적극성을 보여야 하고, 경제개혁을 통해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이 무역과 투자에서 국제규범과 신용을 준수하는 나라라는 평판을 쌓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