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150일 전투’의 실체

북한 정권이 지난 5월 초부터 소위 ‘150일 전투’라는 것을 벌이면서 법석을 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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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역을 전투장으로 만들어놓고 북한 동포들로 하여금 혁명적 열의와 창조적 적극성을 갖고 참여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40년이 다된 해묵은 '천리마 운동'과 '노동당 시대'를 들먹이며 과거에 좋았던 시절로 복귀할 수 있다는 감언이설로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50일 전투'의 핵심은 '사상무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느슨해진 내부체제와 이완된 주민사상을 통제하지 않고서는 병상의 김정일이 자기 아들에게 안전하게 정권을 물려줄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왜 '150일'을 선택했는지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왜 뚜렷한 '100일'도 아니고 '200일'도 아니고 하필 150일이란 말인가? 그 해답을 저는 북‧중 관계에서 찾고자 합니다. 금년은 북‧중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이고, 오는 10월 6일 60주년 기념식이 평양에서 성대하게 거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정치일정상 10월 초는 마치 김일성의 환갑날처럼 큰 잔치가 벌어지는 시기인 것입니다.

지금 북한에 대해서 유엔의 경제제재가 이행되고 있고 그로 인해서 앞으로 북한 경제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수교 60주년이란 뜻 깊은 날을 무시하면서까지 경제제재에 동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이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은 할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월 초 중국정부가 무상원조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짤막하게 발표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북‧중 수교 60주년 행사가 치러질 10월 초 쯤에는 중국으로부터 대량의 물품이 전달되어 북한의 생활조건이 훨씬 낳아질 것입니다. 그 시점이 '150일 전투'가 끝나는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결국 북한 정권의 속셈은 중국의 지원으로 생활이 나아질 10월 초를 목표로 삼아 경제발전을 해야 한다며 '150일 전투'를 벌여 놓고, 실제로는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론, 남한과 미국을 비난하며 적을 만들고 긴장을 조성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의 구실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정권은 중국의 지원으로 생활이 다소 개선되면 이를 '150일 전투'의 성공이라고 선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공의 주역이 바로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운이라고 소개하면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김정일의 후계자로 등극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150일 전투'로 북한 경제가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북한 지도부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체를 생명처럼 선전하는 북한 정권이 중국의 지원을 기대하며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체면과 위신도 불문하고 오로지 정권만 연장하면 된다는 것이 지금 북한이 선동하는 '150일 전투'의 실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