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금강산 총격은 북의 의도된 도발
2008-07-18
지난 7월 11일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남한의 여성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 여성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왜 숨졌는지에 대한 진상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금지구역에 들어온 남한 여성이 정지 명령에 불응하자 한동안 쫒아가다 총을 쐈다는 북한 당국의 해명은 여러 가지 정황과 맞지 않아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의 해명은 당시 해변가 근처에 있던 다른 남한 관광객들의 증언과도 배치됩니다.
이 사건을 두고서 우발적 사건이다 혹은 북한군 초병의 과잉대응이다 하는 등의 논란이 있지만, 저는 금강산 피격 사건이 남한 정부를 겨냥한 북한 정권의 의도된 도발이라고 봅니다. 더욱이 비무장 여성 관광객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인간적인 만행이라고 규정합니다.
북한에서 김정일의 손때가 묻은 문건이나 사업은 성스럽고 신성한 것으로 추앙된다고 합니다.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 6·15, 10·4 선언을 이행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도 김정일이 서명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강산 관광사업 역시 김정일이 승인한 김정일 시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북한에서는 6·15 선언에 버금가는 비중있는 사업일 것입니다.
그런 사업을 파탄으로 몰고 갈 수 도 있는 총격사건을 북한군 일개 초병들이 우발적으로 혹은 과잉대응해서 일으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북한 최고위층의 직접 지시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저는 봅니다. 특히 지금까지 다른 남한 관광객들도 관광을 하다가 금지구역에 들어갔지만 훈계를 받고 방면된 적이 많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이 이 시점에 특별한 노림수를 갖고 저지른 도발일 것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남한 정부를 무력하게 만들어서 더욱 궁지에 몰아넣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현재 남한 정부의 합동조사 요구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군이 전혀 잘못이 없다면 북한은 남한의 조사단을 받아들여서 공동조사를 벌이고 의혹을 말끔하게 해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사회는 이번 총격사건을 민간인에 대한 테러행위로 규정할 것이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바치며 빠져나오려던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