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 '꽃제비'와 루마니아 '거리의 아이'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7.09.19

몇주전 미국 주민들이 북한 꽃제비 생활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아 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인권단체 나우(NAUH)에서 활동하는 꽃제비 출신 탈북 청년들이 미국 금융 중심지인 뉴욕과 수도인 워싱턴을 포함해 여러 도시를 돌면서 꽃제비의 삶을 담은 연극공연을 통해 북한 꽃제비들의 실상을 미국인들에게 알렸습니다.

1990년대후반부터 국제 인권단체들과 언론은 북한 ‘꽃제비’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가졌습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1990년부터 북한은 심각한 경제위기와 식량난에 빠졌습니다. 국제 언론이나 탈북자들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때부터 북한의 '꽃제비'라는 거리의 어린이들이 더욱 더 늘어났습니다.

많은 북한 가족들이 배급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이 떨어져 어린이들이 거리로 내몰리기 시작했고 그들을 시장 터와 기차역 주변, 다리 밑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와 탈북자 증인들에 의하면 북한 내와 북.중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북한 꽃 제비들은 수십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북한 내에서 꽃 제비들을 관리하던 ‘어린이 구호소’는 몇 년 전부터 식량이 떨어져 아이들을 맡아 키울 수 없게 되었고 북한의 어린이구호소는 구호소가 아니라 ‘방치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갈 곳이 없고 극심한 생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여자 꽃 제비들은 인신매매자들의 유혹에 넘어가 중국으로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산주의 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많이 비슷했던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에서도 '거리의 아이들'이라 불리던 '꽃제비'들이 있었습니다. '거리의 아이들'이 생겨난 이유는 북한의 상황과 다른 점도 있고,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루마니아의 어려운 경제상황, 정치탄압과 인권 유린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1980년대 후반에 2천300만 명에 달하는 루마니아의 인구를 2000년까지 3천만 명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피임과 낙태를 불법화하면서 여성들에게 아이를 4명이상 낳아야 된다고 법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독재자는 출생률에만 신경을 썼지 여성들에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나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이 독재자는 진심으로 어린이들을 좋아해서 출생률을 증가시키려 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숭배를 위한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루마니아의 인구를 증가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식량난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 아이들이 길가로 내 몰리거나 가출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에서 수 천명의 '거리의 아이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버려진 자동차, 파손된 건물, 공사장이나 하수구에서 생활을 하면서 마약인 본드를 들이마시고, 인신매매자들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산주의 독재를 무너뜨린 후 1990년대 초반에 루마니아의 정치인들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쓰면서도 사회 복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거리의 아이들'의 생활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또한 1990년대에는 성장한 '거리의 아이들'의 2세들까지 태어나 그들의 상황은 훨씬 더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국제기구, 유럽연합, 미국국제개발처, 국제와 국내 비 정부기관의 노력에 의해서 루마니아 '거리 아이들'의 문제는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루마니아는 수준 높은 사회복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진 고아원으로 보낸 후, 자식 없는 루마니아 부부가 입양하도록 주선 했습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이미 북한 당국은 꽃제비들을 포기한 듯싶다고 합니다. 북한도 국민을 생각하고 보호하는 문명국이 되려면 루마니아의 '거리의 아이들'에 대한 교훈을 거울삼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능라유원지와 같은 시설은 평양뿐 만 아니라, 북한 각 지방에 놀이공원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북한의 지도자가 어린아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놀이기구보다 이러한 ‘꽃제비’들을 위한 적절한 시설과 복지가 더 시급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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