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추석에 거는 희망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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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0월2일부터6일까지 한국 사람들이 추석을 지냅니다. 남북한의 추석은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동유럽 나라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저에게 항상 아주 특별한 감회를 불러일으킵니다. 한국 사람인 아내를 만나 연애를 하고 처음으로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인사 드리러 갔을 때가 바로 추석날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인사 드리는 것이라 긴장되기도 했지만, 윷놀이도 하고 추석 음식도 먹고 송편도 만들며 재미를 한껏 느꼈습니다. 그 때 예비 아내는 송편을 예쁘게 잘 만들어서 미래의 자녀들의 외모는 걱정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20년을 살다 한국으로 유학할 것을 정할 당시 저는 한국을 포함한 바깥세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루마니아도 1947년부터1989년까지 냉전시대에 북한처럼 고립된 공산주의 독재국가였기 때문에, 해외 여행이 아주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사실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김일성 국가 주석이 가까운 우정을 맺으며 차우셰스쿠가 루마니아를 ‘동유럽의 북한’으로 바꾸려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루마니아는 다른 동유럽 공산국가보다도 억압이 심한 독재국가였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가 해방되고 나서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후 처음으로 주한 루마니아 유학생으로 한국으로 가는 그 때가 저의 첫 번 째 해외여행이었습니다. 그 후 10년여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지난 몇십년동안 놀라운 경제발전을 해오면서 세계 12위 경제강대국이 되었고, 국제무대에서 평화유지나 개발도상국을 발전 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남풍’이라 불리는 한국의 ‘한류열풍,’ 즉 텔레비전 드라마나 음악이 외국에서 아주 인기가 좋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과 추석까지 포함한 한국의 풍습에 대해 알기 시작했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경제가 발전한 나라,’ ‘88 올림픽의 나라,’ ‘2002년 축구 월드컵의 나라,’ 또는 ‘마라톤의 나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G-20, 즉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20개국에 포함된 나라, 7년전 G-20 정상회담 개최국, 2012년 핵 안보정상회의 개최국, 그리고 몇개울 후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 개최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1997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로 한국은 지난20년동안 개발 도상국에 지원을 많이 해주고 유엔 평화 유지 참여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무너지고 핵가족 제도가 등장했지만, 한국의 경우는 다릅니다.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100년 가까이 걸렸던 변화가 한국에서는 한 세대 안에 일어났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전통과 진보가 어느 정도 함께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명절 때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교통 혼잡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12시간이 넘게 걸릴 수 있습니다.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에 나타나는 한민족의 대이동만 보더라도 이런 명절은 수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자기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찾으려는 의미 있는 전통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명절 때마다 분단된 남북한의 민족 화해를 생각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그 화해는 김정은 정권으로 권력세습이 이뤄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며 북한 사람들의 인권유린을 멈추고, 정치, 사회, 경제 개혁의 길을 택할 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북한의 정권을 선전하는 거짓된 길이 아닌, 이러한 충실한 태도는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직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2017년 추석을 맞아 서울에서 평양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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