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핵무기는 북체제유지수단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3.02.21

북한은 2월 12일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북한은 그들의 핵실험에 대해 북한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답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측은 이와 같은 결의안이 북한에 대한 도발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의 적대정책이 초래한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없었더라면 북핵에 대한 비판이 없었을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실제로 북한 핵개발 및 로켓 발사를 비판하는 결의안을 지지한 나라들은 미국뿐만이 아닙니다. 미국과 경쟁 관계가 심한 중국도 이러한 결의안에 찬성하였습니다. 미국과 그리 사이가 좋지 않은 러시아도 결의안에 찬성하였고 북한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였습니다. 세계적으로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을 비판하는 이유는 핵무기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후에 더 많은 나라들이 너도나도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핵 보유 국가가 너무 많아지면 세계질서가 불안해질 것입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소규모 무장충돌들이 쉽게 대규모 핵전쟁으로 확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위험은 북한이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북한정권을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을 때, 핵무기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원자력 발전 때문에 개발한다고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을 때에도 평화스러운 우주연구를 위한 목적이라고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도 이웃나라들은 북한 정권이 핵기술이나 핵원료를 제3국이나 테러단체에 팔아넘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북한은 원래 마약을 많이 만들어 팔던 국가로 악명이 높습니다. 세계에서 북한처럼 다른 나라로 마약을 밀수출했던 나라는 없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에서 수출했던 마약은 미국보다 러시아와 중국으로 많이 갔습니다. 그러니까 마약을 마구 팔아온 나라가 핵기술과 핵원료를 팔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얘깁니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웃나라들이 북핵을 두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북한 지도층은 이와 같은 이웃나라들의 비판을 무시할 것입니다. 북한 지도층에게 핵무기 개발은 체제유지 및 권력과 특혜 유지 수단으로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러시아도, 그리고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할 것입니다. 이러한 압력은 북한 경제 개발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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