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내용은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백두산 관광시작, 추석 이산가족상봉 등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내용을 보면 몇 가지 문제점과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합의 5개항 중 4개는 남북당국 간의 합의가 필수적인데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예로써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려면 그동안 남측이 요구한 박왕자 씨 피살에 대한 남북합동 진상규명과 북측의 사과 및 재발방지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하고 이것은 남북당국이 할 일들인 것입니다.
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려면 남북 당국이 적십자와 협력하여 가족들을 찾고 상봉장으로 보내줘야 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백두산 관광도 남북 당국 간에 항공협정을 맺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남한당국을 배제하고 일개 기업인인 현정은 회장과 합의를 하여 당장 시행되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남한 정부와 민간을 이간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북한은 합의한 5개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크게 챙기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은 금년 들어 장거리 미사일발사와 제2차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적 제재를 받고 있어 달러가 귀한 형편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합의가 실현될 경우 북측은 큰 경제적 이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 등을 통해 막대한 관광수입을 얻을 수 있고 개성공단 물동량이 늘어나면 근로자 임금수입도 늘어나게 됩니다. 금강산 관광으로 지난 10년간 북한은 약 5억 3,800만 달러의 돈이 남한으로부터 유입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북한은 5개항 합의와 관련하여 남한측에 시혜를 베푼 것처럼 선전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께서 현정은 회장의 청원을 모두 들어주시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것은 현 회장이 간청해 김 위원장이 시혜를 베풀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진실은 정반대입니다. 금강산 관광은 작년 7월, 북한이 무고한 남측 민간인 관광객 박왕자 씨를 사살해 남한당국이 중단한 것입니다. 또 북한은 백두산관광을 위한 공항활주로 개·보수에 쓰라며 남한 측이 준 92억 원 상당의 자재 중 43억 원 어치를 떼먹어 남한 측이 중단한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들 사업이 재개된다면 남한 당국의 배려에 의한 것일 텐데 김 위원장의 시혜라고 말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5개항에 대한 북한의 의도가 진심이라면 책임 있는 남북 당국간 회담에 북한이 호응해와 공식합의를 함으로써 사업을 실천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또 남한당국도 원칙을 지키며 교류협력을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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