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각 평양생각]보라매 공원과 평양 삼각공원의 연꽃
김춘애
2008-06-09
저는 하루 꼭 한번 씩 보라매공원으로 운동을 갑니다.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보라매공원까지 갈려면,
저의 집에서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가야 하지만
시간상으로는 약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답니다.
보라매공원에는 잔디 광장, 다목적 운동장, 배드민턴장과 암벽
등반대등이 있고,
맨발 공원 등 휴양시설과 각종 편의 시설이 구비 되여 있어서
운동하기에도 좋고 산책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랍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다가 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공원에 들려
산책도 하고 계절마다 피는 꽃구경도 하고 운동도 한답니다.
지금은 장미꽃이 한창이라 여러 가지의 장미꽃들이 활짝 피어있어
낮이나 밤이나 쉴 새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또 친구들과의 모임 집합 장소를 이곳으로 잡기도 합니다.
어제도 저는 친구들과 점심 약속을 하고 , 보라매공원으로 1시간 정도
먼저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기도 하고 주변에 있는 회사 직원들도
점심식사를 하고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고 초등학교 학생들과
어린 유치원 꼬마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고무를 부셔 길에 깔아 높은 것 같은 폭신폭신한 산책길을 걸어
공원을 한 바퀴 돌며 활짝 피어있는 장미꽃에 취해 보기도 했습니다.
장미 꽃 축제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버드나무 가지가 늘어져 그늘진 의자에 꼬마들 옆에 앉았습니다.
연못에 있는 음악분수가 방송에 나오는 노래의 선율에 맞게 하늘높이
치솟기도 하고 음향 율동에 따라 물결이 너울너울 춤을 추었습니다.
어린 꼬마들도 좋아라 소리를 질렀고
나이 많은 노인들도 감탄의 목소리가 잦았습니다.
음악 분수는 낮에도 예쁘지만 밤에는 색색의 조명들로 환상적입니다.
연못에 두둥실 떠 있는 넓은 연꽃잎, 또 옆 의자에 나란히 앉아
어머님이 싸준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바라보며
지난 저의 어린 시절의 지나간 추억도 더듬어 봤습니다.
나도 저런 어린 시절이 있었고 내 고향에도 이런 연못이 있었는데....
연꽃이 많이 핀 연못이 있다하여 연 못동이라 하는 서성구역 연못동의 삼각공원에는 지금쯤 많은 연꽃들이 피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삼각공원은
평양역에서 연못동까지 운행하는 무궤도 전차의 마지막 종점이기도 하고
무궤도 전차들이 다시 순환하기 때문에 삼각으로 되어 있었고
공원 이름은 삼각 공원이 됐습니다.
이 주변에는 3대 혁명전시관과 사회 안전부 청사가 있어
이곳 보라매공원처럼 많은 사람들이 휴식의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답니다.
참 연꽃이 피는 계절이면 많은 사람들이 꽃구경과 더불어
늘어진 버드나무 그늘에 앉아 장기도 하고 책도 읽기도 하고
연인들이 연애 장소로도 이용됐습니다.
철없던 인민학교 시절 어머니가 정성으로 싸주신 도시락을
학급 친구들과 선생님과 맛있게 나누어 먹기도 했고
제가 군에 입대하기 전날에도 동창생들과 연못이 있는 삼각공원에 모여
학창시절의 우정을 영원히 변치 말자고 굳은 약속도 했었습니다.
남자 동창들 속에는 어쩌면 한 부대로 갈 수도 있다고 했고
어떤 애들은 우리가 고등 중학교 시절 자주 여기에 모이던
이 삼각공원을 잊지 말자고 연꽃잎 위에 꼬챙이로
이름을 새기기도 했습니다.
혼자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앉자 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였던지
한 점잖게 생긴 노인 양반이 다가와선 작년에는 연꽃이 피여
참 아름다웠는데...하고
혼자 말을 하는듯 하더니 저에게 이 공원에 자주 나오는가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 분의 물음에 그저 “네 아니요” 하고 간단하게 답변을 했습니다.
그 어르신은 참 친절하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어르신도 실향민이었고 황해북도 신막이 고향이라고 했습니다.
6.25전쟁이 일어나기 며칠 전에 양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어머니 잔등에 업힌 어린 동생과 함께 이곳 남한으로 왔다고 했습니다.
제가 군 생활을 신막에서 했다고 하니, 이 어르신은 고향 사람이라고
크게 반가워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들이 한두 명 모였고
어르신과 헤어져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도 북쪽에서 남조선에 대해 배운 것이 있고 이곳에 오기까지
그것이 옳다고 믿었지만, 제가 이곳 남쪽에서 만나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저의 말투를 듣고 북한에서 왔냐고 묻기도 하고
북한에서 왔다면 북쪽이 고향인 실향민들은 특히 반가워합니다.
저는 이날 남한 친구들과 맛있는 점심을 함께 먹고
보라매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오면서,
지하철에 앉아,
고향의 동창들의 얼굴 모습을 하나하나 그려 보며
이름도 마음 속 깊이 불러보았습니다.
내 친구들도 모두, 잘 지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