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배우며] 편하고 쉽게 이용하는 ‘시민의 발’ 지하철
김태산
2008-05-22
남쪽엔 콩나물시루 버스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또 지하철엔 푸시맨, 즉 밀어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 근 십년 전쯤의 얘기네요..
사람이 콩나물처럼 많이 탄 콩나물 버스,
한 사람이라도 더 타라고, 지하철 문 밖에서 사람들을 밀어주는 푸쉬맨..
모두 출퇴근 시간을 상징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계속 건설 중인 지하철이나
버스 체계 개선 등으로 사정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보통 남쪽에선 이런 지하철이나 버스를 시민의 발이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오늘 <일하며 배우며> 시간에는
시민의 발, 지하철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탈북자 김태산씨 입니다.
저희 가족들은 지난 주 일요일, 인천의 바닷가에 하루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북쪽에서도 잘 알려진 월미도라는 곳에 가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고
애들과 같이 놀이기구도 타면서 참으로 좋은 한 때였습니다.
물론 인천 앞바다는 서울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 이여서
그 전에도 한번 가본 적은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자동차를 가지고 갔었는데,
주말이라서 길이 너무 막혔고 오고가는 연료비에
통행료, 주차비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승용차를 타지 않고
서울 집에서부터 지하전동차...지하철을 탔습니다.
물론 어린 딸들은 처음에는 불편하다고 입이 좀 나왔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인차 그것을 무마시켜 줬습니다.
지하철을 타니 한 시간도 채 못 돼서 인천에 도착 했습니다.
역에서 내려 택시를 갈아타고 바닷가까지 가는 덴 한 5분정도 걸렸습니다.
마침 날씨도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자동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으니 마음 놓여 좋아 하는
물고기회를 안주삼아 소주도 기분 좋게 마셨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편한 물품이지만 이런 술 한 잔 걸칠 때는 구속이라...
이 구속에서 벗어나니 얼마나 좋았는지,
저는 “인간에게서 그 어떤 구속이 없는 자유란 이렇게 좋다”고
가족들에게 신나서 말을 했습니다.
이런 저를 보곤 막내딸 녀석이 "아빠는 술 마시고 싶어서 차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지?" 해서 한참을 웃기도 했습니다. 저는 정곡을 찔린 거지요..
저녁때 쯤 해서 집으로 돌아올 때도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저는 고향에 있을 때부터 무역 일을 하는 덕에,
세계 여러 나라들을 다녀 보았지만
이 남쪽나라만큼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이 세밀하고
광범하게 발전된 곳은 거의 보지를 못했습니다.
물론 지방도시에도 지하철이 있지만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서울 수도권 지역의 지하철은
현재 개통 된 것만이 무려 12개 노선이 넘고
그 역 수는 500여개에 달합니다.
또 지하철이 넓은 한강을 넘도록 해주는 철교가 무려 8개에 달하고
지하철 5호선은 지하로 땅을 파서 한강을 건너는 기술로 지어졌습니다.
이런 서울 지하철 같은 훌륭한 대중교통수단이 있기 때문에
일천만 명에 달하는 서울시 인구가
복잡한 교통을 소화하며
집에서 일터로 오가며 살아 갈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빠른 이동 수단이 있다는 것이 일하는데 또 살아가는데
얼마나 필요한 것은 제가 두말할 필요 없이
여러분도 잘 아는 사실일 것 입니다.
또 지하철 이용 승객의 편의를 위해서
지하철 안에 매점이라든가 화장실도 잘 설치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지하로 다니면 볼 것이 없고
답답해서 지하철을 좀 좋아하지 않는 저도,
어디를 시간 맞춰 갈 때 잘 모르는 곳을 갈 때는 이 지하철을 잘 이용합니다.
북한에선 “남쪽의 서울이 사람 못살 교통지옥” 이라는 말만 듣고 살아왔던
우리 탈북자들도 이 지하철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처음 도착해서 남쪽을 잘 모를 때는,
이 지하철역의 이름을 보고 길을 찾아 다녔고 ,
이후엔 일터, 학교로 가기 위해 많이 이용합니다.
그야말로 ‘시민의 발’이 돼주는 지하철 입니다.
물론 북쪽에도 이런 지하철은 있습니다.
북쪽의 지하철은 오직 평양에만 있는데, 그것도 곱하기 표시 비슷한 두 줄기의 노선에 지하철 역은 20여개 정도입니다.
기술의 부족으로 대동강을 건너지 못해,
지하철은 오직 본 평양 쪽에만 있는 것이지요.
물론 한두 개 역전의 승강기는 자체로 만들어 설치를 한 곳도 있지만
전동차와 승강기를 비롯한 거의 모든 운영설비와 장비들을 수입에
의존 하는 만큼 운영에서 난관이 많습니다.
전기가 제대로 공급이 안 돼 달리던 전동차가 정전과 함께
도중에 멎어서서 그 깜깜한 지하에서 언제 나올지 모르고
마냥 기다리는 던 때,
또 100미터가 넘는 지하승강기를 걸어서 힘겹게 오르던 그 때가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북쪽의 전철역 운영에서 제일 불편 한 것은
전철역 안에 화장실이 전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린이들을 데리고 가는 어머니들이
난감한 일을 당할 때가 드문 하지요.
저는 그런 불편한 전철도 <노동당시대의 창조물>이라며
외국인들의 관광코스로
정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하철은 잘 지어놓은 관광 코스가 아닌
일을 하기 위해, 볼일을 보기 위해 이동하는 주민들이
편하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발의 역할을 해야 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