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해당화관은 외화벌이 수단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3.09.20

앵커: 북한당국이 주민 종합 편의시설이라고 선전하는 ‘평양 해당화관’은 부자들이 감춰놓은 외화를 끌어내기 위한 특권층 전용의 호화 위락시설이라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개장 직전인 지난 4월 28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부인 리설주를 비롯해 당, 내각, 군의 최고위층 측근들이 직접 돌아본 평양 해당화관을 북한당국은 주민을 위한 ‘종합 편의시설’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외선전용 구호일 뿐, 이 시설을 마련한 목적은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대학교수 출신의 평양주민은 “해당화관은 외화부족으로 곤경에 처한 북한이 장롱 속에 외화를 숨겨놓고 있는 상류층들의 외화를 환수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시설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용료와 물건값이 서민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비싼데 ‘인민을 위한 편의시설’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겁니다.

이 주민 소식통은 “북한 정권이 화폐개혁도 해보고 외화사용 단속도 해보았지만 상류층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는 좀처럼 나오지 않아 외화사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돈 많은 사람들이 맘놓고 호화사치품을 구입할 수 있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이들의 외화사용을 유도하는 수단이 해당화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당화관에는 연일 손님들이 북적거리고 있는데, 이는 해당화관 설립 당시의 발상이 맞아떨어진 셈”이라면서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외화를 끌어 모으는 방법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평양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평양에 있는 해당화관 말고도 ‘해당화’라는 이름이 붙은 식당들이 중국을 비롯해 해외에 7개가 있다”면서 “해당화라는 이름의 시설은 모두 국가 보위부에서 운영하는 외화벌이 기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옥류관의 경우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반주민들도 국정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을 위한 봉사시설이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지만, 해당화관은 국정가격과 비교할 수도 없는 높은 가격이라서 주민 편의시설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8월 중국의 관영 격주간지 환추(還球)는 평양 특파원 현지기사를 통해 “평양 상류층이 어떻게 베이징, 상하이 상류층의 호화로운 소비생활 즐기고 있는지 미스터리”라며 “지난 5월 문을 연 해당화관은 평양 상류층이 찾는 소비의 성지(聖地)”라고 묘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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