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어민들, 어로금지로 곤경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5.10.11
rason_fish_b 북한이 중국과 공동으로 개발중인 나선경제특구의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직원들이 대게를 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어민들이 어업권을 보장받지 못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일부 군부대와 외화벌이 기관에 소속된 대형 어선에만 어업권을 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동해안의 거의 모든 어장을 중국 수산물업체들에 내어준데 이어 인민군 수산기지, 대흥무역과 같은 외화벌이 기관들에만 어업권을 주어 바닷가에 살고 있는 수산협동조합에 소속된 어민들의 생활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그나마 바닷가 소규모 토지에서 뙈기밭 농사를 병행한 어민들은 한숨 돌릴 정도가 됐다”며 “뙈기밭도 없이 소형어선을 가지고 수산물만 전업으로 하던 어민들은 앞날이 막막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함경북도는 올해 7월 청진시 새나루 수산사업소 어선이 독도해역에서 표류하다 한국 해경에 구조되고 그들 중 3명이 남한에 귀순한 사건이 있은 후 개인이 보유한 소형어선들은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엄하게 통제해왔다는 것입니다. 소형어선들은 군부대나 기관에 소속되었더라도 개인이 소유한 경우가 많아 바다에 나가지 못하면 생계가 막막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외화벌이 기관이나 군부대 소속이라 해도 인원 20명 이상이 탈수 있고 보위지도원이 동승할 수 있는 대형 어선에 한해서 어업권을 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런 어선들은 입항하는 즉시 수산물을 전량 라선시 대흥무역회사에 넘기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밤마다 수평선 너머 바닷가는 낙지(오징어)잡이를 하는 중국 어선들의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룬다”며 “올해 낙지철을 맞아 동해안의 어업권을 중국수산업자들에게 모두 팔아먹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의 어민들의 경우 한해 수익의 70% 이상을 낙지잡이로 해결해왔다며 그러나 올해 7월부터 소형어선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게 단속한 탓에 바닷가 어민들은 낙지철이 왔음에도 눈뜨고 놓쳐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낙지철을 놓쳐 생계가 막막한데다 북한당국이 노동당창건 70돌을 계기로 소형어선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있을 도루묵 철마저 놓칠세라 어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분명히 우리 바다인데 중국 어선들의 고기잡이는 허용되고 우리 어민들은 바다에 나가는 것조차 막는다는 게 말이 되냐”며 “순수 바다에 의지해 살아오던 어민들은 당장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게 되었다”며 어민들의 절박한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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