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국의 무관심속에 북한주민들이 올여름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나물과 채소가 많이 나는 여름철이어서 그나마 아사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의 식량난에 대해 주민들은 화폐개혁 직후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던 “2010년 봄만큼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괜찮게 산다던 사람들도 지금은 모두 ‘까리국수’를 먹는다”며 “여름철이기 망정이지 지금이 겨울이라면 떼죽음이 났을 것”이라고 식량난의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까리국수’는 감자에서 전분을 뽑아내고 남은 섬유질 찌꺼기로 만든 국수로 가난한 농촌주민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는 음식입니다. 웬만히 사는 사람이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던 까리국수가 이젠 북한 중산층들의 밥상에도 흔히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쪽은 중국과 무역이 활발해 좀 나은 측인데도 입쌀 1kg에 북한 돈으로 4천5백 원이라며 함경남도나 강원도 쪽은 이미 쌀값이 5천원을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함경남도나 강원도 쪽은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는 집들이 많다며 집집마다 배추나 호박, 줄당콩(강남콩)과 같은 남새(채소)를 지키기 위해 텃밭에 막을 짓고 경비를 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은 최근의 식량난과 관련해 “딱히 무엇이 원인이라고 짚을 수 없이 여러 가지 재난들이 겹쳤다”며 “우선은 새 경제관리 체계 도입 소식에 쌀값을 비롯해 장마당의 모든 물건 값이 올랐다”고 언급했습니다.
환율도 새 경제관리 체계 도입 소식 이전까지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720원이었는데 8월 1일 양강도 혜산시장에서 환율은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860원으로 올랐습니다.
그런가하면 국경지역 도시들을 상대로 ‘비사회주의 검열’이 시작되면서 중국과의 밀수가 완전히 중단된 사정도 식량난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며 국경이 봉쇄돼 식량을 들여오던 밀수꾼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25kg으로 포장된 ‘백산미(白山米) 1지대가 중국 현지에서 인민폐 100원이었는데 최근에는 120원으로 올랐다고 말해 중국현지의 식량가격 상승도 북한의 식량난을 가중시켰음을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는 “최근 일부 지역들에 쏟아진 폭우로 하여 철길들이 파괴되면서 열차운행이 완전 중단됐다”며 “열차를 이용하는 식량유통 마저 중단돼 철길이 복구될 때까지 이러한 식량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