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꿀과 홍삼이 북한 이미지 훼손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15.04.10

ANC: 원재료 생산량의 감소로 인해 가짜 북한산 식료품의 판매가 늘면서 북한이 그동안 중국에서 쌓은 좋은 평판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중국측 북중 국경지역 인근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 김 모 씨는 얼마전 중국으로 장사를 하러 나온 북한상인에게서 꿀을 2병 구입했습니다.

김 씨는 300밀리리터 들이 병에 담긴 꿀을 한 병에 중국돈 50원을 주고 샀습니다.

꿀 병 안에는 벌집 조각도 있고 해서 별다른 의심없이 중국산 꿀보다 20~30원 정도 비싼 가격에 구입한 겁니다.

하지만 막상 꿀을 먹으려고 하자 맹물이나 다름없는 멀건 조청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을 본 김 씨는 뒤늦게 속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예전부터 중국인에게는 북한이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어 많은 이들이 중국산 대신 상대적으로 값비싼 북한산 꿀을 사 먹고 있지만, 최근들어 산림면적 감소로 인해 꿀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짜 꿀이 판을 치자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산 인삼을 사다 중국에 팔고 있는 조선족 상인 이 모 씨는 개성지역에서 생산되는 인삼의 생산량이 예전만 못해 가짜 홍삼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개성에서 생산되는 6년삼을 7번 쪄서 홍삼을 만드는데, 3번 정도밖에 찌지 않는 질 낮은 중국산 홍삼에 비해 품질이 월등히 좋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이 씨는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인삼재배 농민들이 외화를 빨리 벌고 싶은 마음에 6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어린 인삼을 캐서 팔다 보니 제대로 된 인삼을 찾기 힘들어졌고, 원재료를 구하기 힘든 북한측 제조업자들은 값싼 중국산 인삼을 수입해 홍삼을 만든 뒤 다시 중국에 내다 판다는 겁니다.

이렇게 북한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홍삼은 10개들이 한 깡통에 중국돈 600원, 미화로 약 100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청정지역에서 생산돼 좋은 평가를 받던 북한산 식료품들이 가짜 제품들 때문에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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