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송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밀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10.17
nk_mushroom_b 지난 2007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을 찾은 고객들이 북한산 송이버섯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올해 송이버섯 산지로 유명한 함경북도 일대에 무더기 비가 내리고, 일기 조건도 좋지 않아 송이 작황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당자금을 마련하느라 중국에 싼 값으로 밀수출되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나선시를 오가며 송이장사를 하는 대북 무역업자는 “회령시와 청진시 일대에 무더기 비가 내리고, 날씨도 덥다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송이가 돋다가 말았다”면서 “송이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어야 많이 돋는데, 그렇지 못했다”고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9월 중순부터 나진 선봉을 통해 북한 송이가 중국으로 들어왔는데, 처음 1등품 송이가 1kg당 1천 300위안($200)에 거래됐다”면서 “하지만, 신선도가 좋지 않아 가격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무역업자에 따르면 북한의 송이 산지는 함경북도 회령시와 청진시 부윤구역, 칠보산 일대이며, 동해안으로는 함경남도 신포시 일대입니다.

그는 올해 함경북도 일대에 물난리가 나서 복구작업에 동원되느라 송이 채취 인력이 적었다면서, 그 와중에도 노동당 39호실에서 사람들을 동원해 송이버섯 채취에 나섰지만, 많은 수익은 올리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송이는 향이나 맛이 일품이어서 남한이나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 송이철만 되면 북중 변경 도시로 상인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대북 제재 영향으로 일본 농산물 업자들은 중국을 통해 북한산을 중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연길시의 한 상인은 “올해에도 중국 연길과 훈춘시로 일본 상인들과 남한 업자들이 북한 송이를 날라갔지만, 신선도가 떨어져 별로 인기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 1kg 당 200달러에 거래되는 1등품 ‘중국산’ 송이는 남한의 모 백화점에서 1kg당 40만원($350)에 팔렸고, 추석대목에는 백화점에서 최고 80만원($700)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일본의 대북제재 영향으로 북한 외화벌이 회사들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그는 “3년 전부터 일본정부가 북한 송이 수입을 전면 금지시키자, 일본 상인들은 중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입하는 데 2중 과세 대상이 되므로 북한무역업자들에게 수입단가를 낮추도록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즉 북한송이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때 세금을 물고, 다시 중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세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그 손실액을 북한 무역회사들이 고스란히 떠 안았다는 겁니다.

일본은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과의 수출입을 법으로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법원은 지난해 북한산 송이를 중국산으로 둔갑시켜 불법 수입한 혐의로 허종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의장의 차남과 해당 동업자를 처벌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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