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추수기에도 쌀값 안 떨어져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11.02
py_chilgol_harvest-620.jpg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있는 칠골남새전문농장에서 농장원들이 추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올해 봄에 황해도와 평안남도 지방을 휩쓴 지독한 가뭄 때문에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쌀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외화를 보유한 북한 주민들은 별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평안북도 지방의 쌀값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 대북 소식통이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신의주 지방 주민들과 연계를 갖고 있는 중국 료녕성의 한 대북 소식통은 “작년보다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신의주 남민동과 남하동, 친선장마당에서 쌀 1kg은 4천 1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금쯤이면 1년 중 식량 값이 제일 많이 떨어지는 때인데 쌀값이 여름과 비슷한 이유는 벌방지대에서 가물 피해가 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통상 북한에서 농산물이 쏟아져 나오는 10월과 11월은 쌀값이 최저점을 찍었다가 겨울과 봄에 들어서면서 본격 오르는 관행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도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과거엔 사람들이 쌀값이 오르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요즘 시내 상인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면서 “한 사람이 1년을 먹자면 미화 200달러는 되어야 하는데, 요즘 웬만한 도시 사람들은 그만한 돈은 굴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쌀값이 떨어지는 가을에 식량을 대거 사들였지만, 지금은 달러나 위안화를 가지고 있어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국에 정착한 40대의 상인 출신 탈북여성도 “쌀값이 오르면 달러 가치도 오르기 때문에 외화대비 식량가격은 크게 차이 없다”며 “만일 차이가 나면 외화벌이 회사들이 밀수로 쌀을 들여온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시내주민들은 ‘공기밥’을 먹는 수준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됐고, 고기 등 단백질도 두문이 보충하고 있어 식량소비가 많지 않다는 게 이 탈북여성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장사를 못하는 취약계층 주민들은 식량부족으로 인한 영향이 클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북한 농업전문가인 권태진 박사는 지난 달 29일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도 북한 식량상황에 대해 “최소 100만t이 부족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식량 농업기구(FAO)도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량을 지난해 430만 톤보다 60만톤 줄어든 370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북한의 식량위기를 경고했습니다.

권 박사는 북한의 내년도 식량 부족량이 김정은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내놓고 있어 앞으로 북한이 모자라는 식량을 어떻게 채울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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