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문제 있어도 핵 포기하면 대북안전보장은 가능” - 미 관리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등 미 관리들은 14일 미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권문제의 해결 없이도 북한이 핵만 포괄적으로 포기한다면 경제지원과 영구적인 대북안전보장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미 관계 정상화는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청문회 현장을 다녀온 양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봅니다.

조셉 바이든 의원 등 미 정치인들은 청문회 시작서부터 미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바이든 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단정했습니다. 공화당의 척 헤이글 의원도 뭔가 잘못이 있다면서 북한 핵문제에 있어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었던 것은 자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의원들은 주로 부시 행정부 내의 대북 정책이 통일되지 못하고 강온파로 나눠져 있는 점을 비판했는데요. 특히 바이든 의원은 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북한의 정권교체’가 목표라는 인상을 줘서 북한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리쳐드 루가 의원도 북한 정권교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모호한 태도가 북한을 우려하게 만들고 동맹국들도 혼란스럽게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특히 바이든 의원은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에게 과연 미 부시 행정부의 진짜 의도가 북한의 정권교체가 아니냐는 식으로 따져 묻지 않았습니까?

네, 바이든 의원은 여전히 부시 행정부 내에서 소위 bad guy, 즉 나쁜 정권인 김정일 정권과는 이들이 아무리 핵을 포기해도 공존할 수 없다는 사람과 그럴 수 있다는 사람들로 의견이 나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의원은 우선 북한 정권은 핵문제 뿐 아니라 심각한 인권유린을 저지르고 또 온갖 불법 행위를 하는 나쁜 정권임에는 틀림없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을 던졌는데요. 과연 현재 부시 행정부의 입장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만 하면 이렇게 인권상황 등에 문제가 심각한 북한 김정일 정권과 미국이 과연 공존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Biden: a question whether not are we willing to live with bad guys who don't have nuclear capacity or not?"

더구나 핵만 포기하면 그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고 또 대북 경제적 지원을 통해 북한의 경제상황을 나아지게 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미 관리들의 대답이 궁금한데요?

힐 차관보는 미 행정부의 의도가 북한의 정권교체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채 미국의 대북협상 목적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ill: We have a negotiation aimed at denuclearising North Korea, that's purpose of the negotiation.

그는 일단 북한의 핵이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완전히 제거됐을 경우 대북 경제지원과 대북 다자안전보장 등을 통해 북한의 더 나은 미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문제 등에 대해 미국이 침묵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조셉 디트라니 특사는 좀 더 구체적으로 답했는데요. 그는 만약 북한이 핵을 포괄적으로 포기하기만 하면 인권문제 등 다른 북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북한은 영구적인 안전보장을 받게 될 것임을 확실히 했습니다.

DeTrani: Once their nuclear program's eliminated, they will get permanent security assurances.

하지만 디트라니 특사와 힐 차관보는 인권문제 등 핵문제 이외의 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북미 외교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북한의 인권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완전한 대북안전보장이 가능하다는 미 관리의 발언에 대해 미 뉴욕 타임즈 신문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는데, 왜 그렇다는 겁니까?

15일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그 이유는 바로 미 행정부와 의회의 많은 관리와 정치인들이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 없이, 또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교체 없이는 어떠한 대북안전보장에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신문은 비록 부시 대통령과 미 행정부 관리들이 여러 차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긴 했어도 부시 행정부가 북한 인권상황에 매우 민감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예로 최근 부시 대통령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었던 탈북자 강철환 씨를 특별히 면담한 것을 꼽았습니다.

힐 차관보와 디트라니 특사는 북한이 왜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좀 소개해주시죠.

힐 차관보의 견해는 북한이 아직 핵 포기 결단을 못 내렸다는 것입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받게 될 이득을 몰라서 회담에 복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이 될 지 아니면 핵을 포기할 지 근본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특사도 미국이 지난해 3차 6자회담에 내놓은 대북제안에 나와 있는 포괄적 핵포기를 북한이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안 돼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의혹과 관련한 입장이 정리가 안됐기 때문에 회담에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