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이성주 자서전, 미 학부모협 권장도서로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6.11.04
book_festival_305 지난 10월 영국 맨체스터문학축제에 참가해 자서전을 소개하는 이성주 씨.
사진제공: 이성주 씨

앵커: 탈북 청년 이성주 씨의 자서전이 청소년 매체와 상품 분야에서 권위 있는 미국 학부모협회 선정 도서상을 수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02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 청년 이성주 씨의 ‘별똥별’이라는 의미를 지닌 영문 자서전 ‘Every Falling Star’가 미국의 학부모협회가 선정한 2016권장도서상(Parents’ Choice Awards) 비소설분야 은상을 받았습니다.

이 씨가 12살에 부모와 헤어지면서부터, 중국을 거쳐 한국에 먼저 정착한 아버지가 2002년 브로커를 보내 자신이 한국에 입국했던 16살까지,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돌던 꽃제비 생활을 하던 처절한 생존의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영국에서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고 최근 한국에 귀국한 이 씨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주 씨: 저희 어머니가 제가 어렸을 때 자기 전에 항상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간절한 소원이 있으면 밤에 창 밖을 내다 보면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데 그 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요. 그래서 Every falling Star는 긴 제목이지만 ‘희망’이라는 걸 함축하고 있어요.

1978년 설립된 학부모들의 재단(Parents’ Choice Foundation)은 교육자, 과학자, 공연예술인, 사서, 부모나 자녀 등의 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연령, 배경,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도서, 음악 등의 분야에서 수상작을 선정해 왔습니다.

이 씨는 이 책을 통해 청소년 특히 한국에 정착한 탈북 청소년들에게 불행한 처지를 한탄만 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희망과 용기,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씨는 자신도 2002년 한국에 정착한 후 몇 년 동안은 적응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힘들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이런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한국의 명문대학을 거쳐 영국 외무성 쉐브닝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돼 영국 워윅대학에서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이 씨는 이 외에도 캐나다의 인권단체 한보이스가 제공한 탈북민지도자육성프로그램(Hanvoice Pioneers Project) 수혜자로 선정돼 캐나다 의회에서 6개월 간 인턴으로 활동했습니다.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 속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독자 스스로 느끼게 하기 위해 ‘인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북한에서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헌정한다고 이 씨는 밝혔습니다.

이 씨: 두 번째 의미는 사람이 죽으면 하늘에 있는 그 사람 별이 떨어진대요. 제 이야기지만 북한에서 소리 없이 굶어 죽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의미에서 Every Falling Star를 선택했어요.

그러면서 언젠가 한국어판을 발간한다면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이 한국에서 좌충우돌 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통일의 일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함께 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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