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통일교회, 조총련 중앙본부 매입 검토”

도쿄-채명석 xallsl@rfa.org
2012.11.13

앵커: 경매 절차에 들어 간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즉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일본 통일 교회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기자가 전합니다.

일본 최고재판소가 지난 6월말 조총련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도쿄 후지미 쪼에 위치한 지상 10층, 지하 2층 짜리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는 경매 절차가 개시되어 도쿄 지방법원에 의한 경매 공시만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식 입찰이 개시된다 해도 대지 725평에 달하는 조총련 중앙본부의 현재 시가가 45억에서 50억 엔 즉 약 6천만 달러에 달하고, 말썽의 소지가 있는 북한 관련 부동산이라는 점 때문에 일본 회사들이 입찰에 참가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아사히 신문이 발행하는 시사 주간지 ‘아에라’ 최신호는 일본 통일교회(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가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의 입찰에 참가해 낙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통일교회가 만약 조총련 중앙본부를 낙찰할 경우 조총련이 중앙본부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낙찰 가격의 2할에 해당하는 입찰 준비금 약 8억엔 즉 약 천만 달러를 조총련 측이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습니다.

이 잡지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김양건 부장과 한국 통일교회의 간부가 올해 상반기에 만나 조총련 구제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 9월 문선명 교주가 작고하자 김정은 제 1서기의 명의로 조전을 보낸 데 이어, 북한 노동당의 장성택 행정부장이 후계자인 7남 문형진 씨를  평양의 통일교회 시설인 ‘세계 평화센터’에서 만나 조문한 바 있습니다.

통일교회는 조총련 중앙본부를 낙찰하여 조총련에 대여하게 되면 북한에 큰 생색을 낼 수 있게 돼 북한으로부터 여러가지 이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습니다.

이 잡지는 이어 통일교회가 만약 입찰에 참가한다해도 통일교회의 관계 회사라고 금방 알아 볼 수 없도록 홍콩의 투자회사나 해외 펀드를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의 입찰이 임박함에 따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의 일각에서도 민단이 조총련 중앙본부의 입찰에 적극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민단의 한 관계자는 “조총련 중앙본부는 북송된 재일동포의 피와 땀 그리고 한이 서려 있는 곳”이라고 말하면서 “북송된 재일동포들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민단 유지들이 힘을 합쳐 매입 문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송 초기(1959-1964년)에 북한으로 들어간 재일동포들의 지참금을 1인당 4만5천엔 즉 약 550달러로 제한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재일동포들이 나머지 재산을 조총련에 헌납하고 북송길에 올랐습니다. 조총련은 재일동포들이 헌납한 돈으로 도쿄 후지미 쪼에 있는 현재의 중앙본부를 만들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교회 측은 ‘아에라’의 문의에 ‘사실 무근’이라고 조총련 구제 설을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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