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핵실험 막자” 압박 수위 조절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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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미국 정부가 로켓 발사에 실패한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로 구긴 체면을 3차 핵실험을 통해 만회하려 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이 북한에 ‘퇴로’를 열어줄 경우 더 이상의 도발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로켓 발사와 관련해 강력한 대북 비난 성명과 함께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취소했지만 북한에 대한 비난 강도를 애써 조절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13일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하면서도 대북 추가 제재는 ‘북한이 추가로 도발할 경우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꿔 말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다면 더 이상의 제재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미국의 이 같은 신중한 태도는 북한의 추가 도발, 특히 3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12일 밤 (미국 현지 시간) 북한의 로켓 발사를 도발 행위로 비난하면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으로 대화에 나설(engage constructively)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비록 북한이 약속을 지키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역시 북한과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현재 미국이 유엔을 통한 대응 외에 북한에 대한 추가 금융제재 등 독자적 대북 제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까지 미국 행정부 관리 중 누구로부터도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추가 제재에 관해 듣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미국의 이 같은 태도는 ‘장거리 로켓 발사 뒤 핵실험’이라는 북한의 도발 유형이 이번에도 반복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북한은 이미 수 년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 갱도를 판 뒤3차 핵실험을 준비중인 데다 이번에는 로켓 발사 실패로 구긴 체면을 만회해야 할 필요성까지 더해져 핵실험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겁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3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겁니다. 아마 북한은 자신들에 대한 비난 또는 유엔의 추가 제재 등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겠지만 실제로는 핵실험을 오랜 동안 준비해왔을 겁니다. 북한은 핵 능력을 계속 강화해오고 있고 그 정당성을 외부에 돌리고 있을 뿐입니다.

한국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신종대 교수도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면 북한의 핵실험은 불가피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신종대 교수] (북한은)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울 겁니다. 그런 고민을 보여주는 게 발사 실패를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데 시간이 걸린 점이죠. 바로 이 때문에 3차 핵실험을 통해서 만회를 꾀할 수도 있겠고…. 만약 국제사회가 로켓 발사를 이유로 추가 제재에 나선다면 북한은 당연히 핵실험을 할 것으로 봅니다.

신 교수는 하지만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의 뜻을 접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수준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조절한다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의 3차 핵실험 여부는 북한 정권의 체면이 걸린 내부 요인 못지 않게 주변국의 태도에 일정부분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일단 이번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을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정도로 한 번 훈계를 하는 상황에서 끝내고 주변 국가들이 북한의 의도를 탐색, 시험해 보는 거죠. 영양지원은 보류한 상태에서 북한이 약속했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오는가를 가지고 주변국가들이 북한에 (핵실험을 피해갈 수 있는) 퇴로를 만들어 주는 방식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 제재를 가해야 하지만 이미 기존의 제재에 추가해서 더 이상 북한 정권에 고통을 줄 만한 방안을 만들어 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신중한 대북 압박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뒤 핵실험’ 이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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