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북한 군부, 미북간 핵협상에 직접 간여”

미국 의회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로 앞으로 북한 군부가 미국과 북한 간 핵 협상에 직접 간여하면서 앞으로 북한 핵 폐기를 위한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박정우 기잡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온 이후 북한 군부가 미국과 북한 간 핵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미국 의회 산하의 의회조사국이 밝혔습니다.

미국 의회 조사국이 지난 6일 작성해 의회 관계자들에게 공개한 긴급 회람은 먼저 이찬복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와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만남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찬복 대표가 힐 차관보를 만나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과 북한 간 군사회담은 앞으로 미국과 북한 간 핵 협상에서 북한군의 의제(agenda)가 핵심적으로 다뤄질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이 회람은 지적했습니다.

김정일의 건강 악화에 따른 정책 (Kim Jong-il's Declining Health and Its Policy Implication)이란 제목의 9쪽 분량의 이 회람은 앞서 지난달 26일 북한이 남북한 간 군사회담을 제안해온 것도 김정일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뒤 북한 군부가 북한의 의사결정 과정에 더 직접적으로 간여하기 시작한 한 예로 들었습니다.

특히 당시 남북 간 군사회담에서 통상 외교관들이 다뤘던, 한국 민간단체들의 대북 삐라 살포를 중단해줄 것을 북한군 대표가 요구한 것은 군사회담의 의제를 벗어난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앞으로 북한 군부가 핵문제와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더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돼 북한 핵 프로그램의 규모와 범위를 줄이기 위한 향후 협상에서 미군의 한반도 주둔과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협상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군부의 발언권이 커지면서 미국과 북한 간 핵 협상이 장기간 교착될 가능성도 있다고 김정일의 건강 악화가 북한 핵문제에 미칠 영향을 다룬 이번 미국 의회조사국의 긴급 회람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