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아픈 탈북 요충지, 홍수핑계로 없애나?


2017.01.14
flood_new_12 지난해 8월 말 홍수피해로 휩쓸려간 강안동과 망양동의 모습. 홍수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수해복구는 큰 진척이 없다. (왼쪽) 오히려 피해지역에 멀리 떨어진 지역에 새로 조성한 주거지. (오른쪽) 애초에 없애려던 탈북 요충지를 복구하는 대신 탈북이 쉽지 않도록 내륙 지역에 복구작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 - 구글어스 캡쳐

앵커: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홍수피해를 입은 마을을 복구하는 대신 이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운 주거지를 조성했습니다. 이참에 탈북자가 자주 발생하는 마을을 아예 없애려는 노력으로 보이는데요.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10월 25일에 촬영한 함경북도 회령시.

지난해 8월 말 홍수피해로 휩쓸려간 강안동과 망양동의 모습이 위성사진에서 그대로 나타납니다. 홍수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이 지역에 대한 수해복구는 큰 진척이 없습니다.

오히려 강안동에서 남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허허벌판에 최소 55채의 아파트를 지으며 새로운 주거지가 조성됐습니다. 실제 피해를 입은 지역과 비교하면 수해복구 노력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특히 애초 홍수피해를 입은 강안동와 망양동의 수해 복구가 늦어지는 이유는 탈북 방지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현지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에 따르면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하는 강안동와 망양동은 탈북 요충지 중 하나였습니다.

삼엄한 경비를 피해 잠시 몸을 숨기는 은신처였고, 실제로 마음만 먹으면 현지 주민도 언제든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지역이어서 애초에 북한 당국이 철거를 결심했던 곳이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홍수피해가 발생하면서 마을이 대부분 휩쓸려 가자 탈북 방지를 위해 기존의 마을을 복구하기보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 새로운 주거지를 조성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현지 사정에 밝은 탈북자도 “원래 없애려 했던 강안동와 망양동의 400~500세대가 이번에 홍수 피해로 휩쓸려가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주거지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고, 결국, 북한 당국이 의도한 대로 탈북 요충지도 정리하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탈북 방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탈북이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홍수 피해를 계기로 함경북도 회령시와 무산군, 온성군 등 비교적 탈북이 쉬웠던 지역이 재정비되거나 사라지면서 앞으로 탈북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국경경비대 지휘관들은 최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단 한 명의 탈북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국경경비를 철통으로 강화하겠다는 결의 대회를 갖고 실제 국경경비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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