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주요 고속도로와 공군 활주로 옆에 비행기나 관련 차량을 주차∙보관하기 위한 시설이 전역에서 다수 발견됐습니다. 비행기의 신속한 이착륙을 통해 공군 전투력을 향상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10월 4일에 촬영한 평양-묘향산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입니다. 사진에 나타난 구간에서 두 곳은 비행기가 이륙 또는 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로 이용되며 각 활주로 옆으로 설치되고 있는 두 개의 시설이(revetment) 보입니다.
사진을 확대해보니 이 시설은 활주로와 직접 연결돼 있고, 비행기나 다수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을 만큼의 넓은 공간에 주변은 흙을 쌓아 담을 만들어 놓은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같은 구조물은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평양-묘향산 고속도로에서 최소 6곳의 활주로 구간에 11곳의 시설이 만들어졌고, 평양-개성 고속도로에도 최소 3곳의 활주로 구간 옆에 비슷한 모양의 공간이 조성돼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 존스홉킨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21일, 주요 고속도로 옆에 비행기나 관련 차량을 주차 혹은 보관하고, 고속도로를 더 쉽게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이같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서방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 전역의 어느 곳에서나 신속하게 비행기나 전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란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북한 공군은 주둔 부대 인근의 활주로뿐 아니라 고속도로를 활주로로 이용하면서 전투기가 쉽게 이착륙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 전역에 공군의 소형 비행기를 위한 보조활주로(auxiliary runway)가 개발되고 있고요, 특히 고속도로나 활주로 옆에 비행기나 관련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을 만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도 일부 고속도로 구간이 공군의 활주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고속도로 외에도 북한 공군이 이용하는 최소 5개 이상의 예비∙보조활주로에도 10여 개의 시설이(revetment) 조성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북한 당국이 공군의 전투력 향상을 도모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Curtis Melvin] 북한이 기존의 자원을 이용해 공군 전투력의 향상을 꾀하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지만, 이같은 노력이 어떤 전략의 변화와 이득을 가져올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2016년부터 이 시설에 관한 공사가 시작됐으며 지금도 각 고속도로와 활주로마다 군인들이 동원돼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집권 이후 함경남북도와 양강도를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항공부대의 활주로를 확장하거나 관련 시설을 개보수했으며 공군 소속인 고려항공의 정비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항공 관련 시설과 공군 전투력을 보강하려는 노력을 전개해왔습니다.
북한 당국이 2016년부터 각 고속도로와 활주로에 조성 중인 시설 공사도 항공 능력과 재래식 전투력의 향상을 염두에 둔 만큼 앞으로 공군의 역량을 개선하기 위한 후속 조치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