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경기장 허물고 '스포츠 마을' 건설


2016.06.04
nk_sinuiju_stadium 북한이 철거 중인 평안북도 신의주경기장. 관중석이 모두 해체됐으며 트럭과 장비도 눈에 띄고 경기장 주변에는 건설 노동자를 위한 숙소가 마련됐다. 경기장을 철거한 이곳에 각종 스포츠 시설을 갖춘 스포츠 마을(Sports Village)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5년 9월 2일에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의 신의주경기장. 위성사진에 포착된 이 경기장은 철거 중입니다.

위성사진에서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신의주경기장은 지난해 3월부터 9월 사이에 철거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관중석이 모두 해체됐으며 트럭과 장비도 눈에 띄고 경기장 주변에는 건설 노동자를 위한 숙소가 마련됐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경기장을 철거한 이곳에 각종 스포츠 시설을 갖춘 스포츠 마을(Sports Village)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신의주경기장 철거 작업과 스포츠 마을 건설 사업에 막대한 자본과 노동력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Curtis Melvin] 북한의 언론매체가 각 도의 행정중심지마다 스포츠 마을을 건설하겠다고 밝혔고, 북한 당국이 스포츠 시설 공사에 주력해 왔기 때문에 경기장을 허문 이곳에 스포츠 마을이 들어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유별난 스포츠 사랑을 앞세워 그동안 북한 전역에 체육 시설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스케이트장과 스키장, 물놀이장 등을 새로 만들고, 스포츠를 전문으로 다루는 ‘체육텔레비전 방송’을 신설하는 가하면 각 도의 행정중심지마다 체육대학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스포츠를 중시하는 정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의주에 건설 중인 스포츠 마을도 정책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스포츠 시설을 이용해 민심을 장악하고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김정은 정권이 일반 주민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스포츠․오락 시설을 짓는 데에만 집착하면서 돈과 자원, 노동력을 낭비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신의주시 채하시장이 있던 곳에 들어선 스케이트 공원은 2년도 안 돼 문을 닫았고, 평안남도 평성시에 새로 지은 스케이트 공원과 물놀이장은 일 년도 안 돼 철거되고 입체율동영화관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막대한 자본과 노동력을 투입해 신의주경기장을 철거하고 스포츠 마을을 완공한다 해도 얼마나 많은 일반 주민이 체육 시설을 이용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편, 경기장 바로 앞에 있는 신의주방직시장은 철거되지 않고 오히려 없던 건물까지 새로 생기면서 시장을 중시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