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 일어난다” 유언비어 차단에 진땀


2017.10.14
k_soldiers_b 북∙중 국경경비에 동원된 민간인. '적위대'로 보이며 총을 메고 있다. (2017년 9월 말 촬영)
사진 제공 - 아시아프레스

앵커: 북한 주민 사이에서 “곧 전쟁이 일어나고, 중국 제품이 들어오지 않는다”등 근거없는 주장이 확산해 불안감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강연회를 열거나 첫 유포자의 적발에 나서는 등 유언비어를 차단하는 데 역량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곧 전쟁이 일어나 중국 제품이 들어오지 않게 된다”

“전쟁이 일어나기 때문에 제대할 군인을 붙잡아 두거나 제대군인을 군수 공장에 집단으로 배치시키기로 했다.”

“전쟁에 대비해 중국 군대가 들어온다.”

요즘 북한 주민 사이에서 돌고 있는 말들의 내용입니다.

지난달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미국과 북한 사이에 강경한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 떠돌아 당국이 강연을 열거나 유포자를 적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를 취재하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복수의 취재협력자의 말을 인용해 “전쟁이 일어난다는 얘기가 무성하다”며 지난 9월 말에는 보안원이 직접 강연에 나서 ‘확인되지 않은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말 것’과 ‘최초로 유포한 자와 함께 처벌할 것’이라 경고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실제로 전쟁에 대비해 중국 군대가 들어온다고 전한 여성 한 명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 당국이 고등중학생의 군입대 지원을 독려하거나 ‘교도대’, ‘적위대’ 등 민병조직의 비상소집 훈련을 진행하는 등 전쟁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 주민 사이에서 여러 가지 억측이 확산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언론매체가 정치적 선전 외에 제 기능을 못 하다 보니 북한 주민이 입으로 전해지는 말에만 의존하는 것도 유언비어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미 올해 초, ‘장마당에 중국 상품이 나오지 않는다’, 지난 9월에는 ‘핵실험을 하다 실패하면 일본 히로시마처럼 된다’는 등 얘기가 확산해 북한 당국이 유포자의 적발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김정은 정권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지만, 오히려 주민 사이에서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 휴대전화 사용자가 많아 멀리서 일어난 일도 금세 알려진다며 특히 장사하는 사람은 입으로 전해지는 말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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