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법 따른 ‘04~08년도 예산’ 대부분 집행안해

2008-09-26

미국 북한인권법의 재승인 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했지만 2004년 발효한 기존 북한인권법에 따른 예산 집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단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같은 평가는 미국 의회가 예산 집행을 제대로 승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 국무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의지가 부족했고 집행할 환경도 조성되지 않았다는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대북지원에 사용된 예산에 대해서도 북한인권법에 따른 집행이 아니라는 점도 그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지난 2004년 10월 발효한 북한인권법은 북한의 민주화와 탈북 난민 지원을 위해 2005년부터 2008년 회계연도까지 미국 정부가 매년 최대 2,400만 달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인권법에 따른 미국 의회의 예산 집행승인(appropriation)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북한인권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미국 디펜스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입니다.

숄티: 물론 미국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을 비롯해 국립민주주의기금(NED)을 통해 북한 민주화와 관련한 활동을 지원하는 예산은 있었지만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미국 의회가 따로 예산 집행을 승인한 적은 없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크리스천 화이튼(Christian Whiton) 북한인권 담당 부특사도 지난해 11월 미국이 유엔과 구호기관을 통한 대북지원,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외부정보를 알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한 라디오방송에 2006년 400만 달러를 썼지만 이 자금은 북한인권법에 따른 예산 집행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화이튼 부특사는 북한인권법이 쓰도록 규정했던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관료적 형식주의 때문에 법 제정 후 3년 동안 단 한 푼도 의회의 예산집행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민간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에 2005년과 2006년 국제북한인권대회에 쓰는 비용 명목으로 200만 달러를 지원했지만 이 자금 역시 북한인권법에 의한 예산 집행은 아니었습니다.

북한인권법 초안 작성에 관여했던 미국 허드슨 연구소 호로위츠 선임연구원은 자금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1차적 책임은 예산 집행을 승인하는 미국 의회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로위츠: 미국 의회는 일반적 용도의 난민 기금에 대한 예산 집행은 승인했지만 특별히 ‘북한 난민’만을 위한 예산 집행을 승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국무부는 일반 난민과 관련한 예산 가운데 일부를 북한 난민을 위해 쓰는데 사용한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인권법의 주무 부처인 미국 국무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의지가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예산을 사용할 구체적 사업을 정해 이를 토대로 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아야하는데 북한과의 핵폐기 협상을 주도하는 국무부가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 측은 대부분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 난민을 돕기 위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선 중국 당국의 동의가 필요해 예산 집행이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무부의 인구, 난민, 이주 담당부서 (Bureau of Population, Refugees and Migration)의 피어스(Pierce) 공보관은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당사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그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어스: The Bureau of PRM only provides funding for humanitarian assistance programs operating with the consent of host governments.

전문가들은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의 그 상징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예산 집행을 비롯한 실제 법 시행 측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올해 미국 의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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