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회담,이 시점에 왜?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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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일본이 15일부터 이틀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외무성 국장급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북한이 왜 하필 이 시점에 일본과 국장급 회담을 갖기로 했는지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일본의 대화는 항상 ‘무엇을 의제로 삼을 것인지’를 놓고 파열음이 났습니다. 일본이 핵심 의제로 다루고자 하는 납치 문제를 북측은 논의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중국에서 열린 과장급 협의에서 양측이 이른 시일 안에 국장급 회담을 갖기로 약속했지만 그동안 후속 대화가 진행되지 않은 것도 핵심 의제를 놓고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일본과 국장급 대화를 15일부터 이틀간 가질 예정입니다. 북일 간 국장급 회담이 열리는 건 4년만에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화 상대방인 노다(野田) 내각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도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에 나서는 것을 보면 이번 회담의 성과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추정합니다.

특히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정은 정권이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미국과 한국의 차기 정부에 알리고자 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한미일 세 나라의 북한에 대한 삼각연대를 느슨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 교수는 설명합니다.

양무진: 첫번째로는 미국에게 빨리 북미 간 대화에 호응해 나오라는 측면이 있고, 두번째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부각시키는 측면, 세번째로는 한미일의 공조에 대해 분열을 야기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일본과의 회담에 찬성한 또다른 이유는 ‘돈’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마저도 북한에 직접 돈을 주지는 않고 있다”면서 “북한 입장에서 경제 재건에 필요한 현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현재 일본밖에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4년전 중국에서 열린 국장급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대북 강경파인 아소 타로 내각이 등장했다는 이유로 북측이 재조사 합의를 백지화시켜 양측 간의 대화는 진전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번에도 일본 측은 국장급 회담의 의제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북측은 유골 반환 문제와 성묘 문제를 우선적으로 협의하자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일본인 납북자 5명을 2004년 5월 고향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납치 문제는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북일 국장급 회담에서도 ‘납북자가 더 있을 수 있으니 재조사하자’는 일본의 요구와 ‘납치자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북측의 주장이 다시 한 번 팽팽히 맞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양무진 교수는 “이번 국장급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긴 힘들 것”이라면서 “양측이 앞으로 두세번 더 만나면서 남북관계, 북미관계의 진전에 속도를 맞추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