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리처드슨 일행 방북 시점 부적절”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3.01.03

앵커: 미국 국무부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google) 회장의 방북 계획과 관련해 그 시점이 적절치 않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3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슈미트 구글 회장의 방북 계획과 관련해 그 시점이 적절치 않다면서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보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 솔직히 우리는 이들의 방북 시점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한의 행동 때문입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러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슈미트 회장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 시민권자 케네스 배 씨의 석방 교섭 가능성과 관련해 이들은 미국 정부를 대신해 방북하는 것이 아니며 미국 관리가 동행하지도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의 어떤 메시지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구글이 북한에서 사업을 하려면 여타 미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북제재 조항을 규정하고 있는 미국법에 따라야 할 것이며 북한의 인터넷 개방은 구글 회장의 방북과 관계없이 지지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슈미트 구글 회장과 함께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토니 남궁 박사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통화에서 방북 계획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리처드슨 전 주지사, 또 슈미트 회장과 함께 이번 방북에 대해 함구하기로 합의한 만큼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고 다만 자신이 이번 방북단의 일원으로 동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북 시기와 관련해선 이달 안에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방북단은 3명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 측 관계자도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관련 문의에 대해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현재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 중이며 오는 4일 뉴멕시코주로 돌아온다고만 답했습니다. (Governor Bill Richardson is out of the country with his family and is scheduled to return to New Mexico on Friday.)

앞서 구글사 공보실 측도 슈미트 회장의 방북 계획을 확인하지 않으면서 “개인적 여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만 밝혔습니다.

한편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슈미트 회장을 초청해 북한의 개방적 이미지를 과시하고 미북대화 재개 가능성을 엿보기 위한 시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세계적 인터넷 기업의 회장을 불러들여 북한의 폐쇄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대북 지원이나 투자 가능성을 타진해 볼 뿐 아니라 케네스 배 씨의 석방 문제를 논의한다는 빌미로 리처드슨 전 주지사를 통해 미국에 유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또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 억류된 미국인 석방에 관여했던 리처드슨 전 주지사 본인의 의지와 북한의 필요가 맞물려 이번 방북이 계획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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