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자”는 북에 냉담한 미국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2-04-12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us_nk_kyegwan_305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주중 미국대사관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뒤에도 미국과 대화를 이어 나가길 원하는 의사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 미국이 북한과 다시 대화에 나서긴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 발표 직후에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이른 시일 내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미국 외교 소식통은 12일 김 부상이 지난달 20일 데이비스 대표에 편지를 보내 “위성 발사 이후의 상황을 수습하는 방안을 서로 논의하자”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편지는 북한이 이미 지난해 협상 시작 때부터 위성 발사 계획을 미국 측에 통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에도 미국과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이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김 부상의 편지를 ‘개인적인 서신(private correspondence)’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언급할 게 없다”고 말해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북한이 합의를 어기고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다시 협상장에 앉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걸로 풀이됩니다. 미국 워싱턴의 동북아 관련 민간 연구소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이사장은 데이비스 대표가 김 부상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접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고든 플레이크 이사장] 다시 만날 가능성 전혀 없어요. 생각해 보세요, 협상까지 하고 합의문도 나왔는 데 북한은 이걸 지키겠다고 약속했는 데….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이 위성을 발사해도 미국은 로켓으로 여길 거라고 분명하게 얘기했거든요. 이제 김계관에 대한 신뢰가 다 없어졌고….

플레이크 이사장은 설령 국무부 측에서 다시 북한과 회담을 하겠다고 해도 이제는 백악관에서 허락하지 않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플레이크] 만약에 지금 다시 협상장에 앉게 된다면 (공화당의) 미트 람니 후보 측에서 뭐라고 할 수 있죠. 많은 비판을 받게 될 텐데…. 솔직히 말하면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 선거 앞두고 또 다른 협상, 외교적 노력도 기대할 수 없어요. 이제 끝이라고 생각해요.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북한과 다시 협상에 나서기 보다는 가능한 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걸로 내다봤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이미 2009년 북한에 대화의 손을 내밀었다 데인 적인 있는데 두 번째 대화 시도도 매우 빨리 실패로 돌아간 상황입니다. 북한과 다시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을 리 없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뒤 미국의 강경 대응으로 3차 핵실험 등 도발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오바마 행정부로선 역시 강경한 대응이 더 나은 선택일 걸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에 ‘당근’보다는 ‘채찍’을 드는 게 정치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겁니다.

[클링너]선거 기간임을 감안하면, (오바마 행정부로선) 설령 북한을 3차 핵실험으로 내 몬다고 해도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보다는 강경하게 대응하는 게 (정치적) 손상을 덜 입는 겁니다.

반면,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나올 미국의 강경 대응이 선언적인 수준의 비난 등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올 연말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북한과 대화에 나서긴 어렵겠지만, 한편으론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더 이상 높아지는 건 달갑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말 (0)
  • 인쇄
  • 공유
  •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