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관련 주목받기 성공”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4.10.14

앵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모습을 내보였습니다.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의 신변이상설 등 온갖 억측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크게 주목받는 데 성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선노동당 제1비서 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동지가 새로 일떠선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하였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조선노동당 제1비서 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동지가 새로 일떠선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하였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제1위원장이 14일 북한 관영 언론에 지팡이를 들고 나타나자 일단 그에 대한 실각설과 뇌사설, 쿠데타설 등 갖가지 억측은 잦아드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억측과 여러 관련 보도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던 북한이 새삼 크게 주목 받았다고 지적합니다.

일각에선 김 제1위원장이 더 일찍 공개 활동에 나설 수도 있었지만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길 원해 여러 억측과 소문을 일부러 잠재우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연세대학교의 존 델루리(John Delury) 교수는 14일 AFP통신에 북한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지도자를 한 달 이상 공개석상에 내보이지 않고 국제사회로부터 온갖 억측이 나오도록 유도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제사회가 스스로 흥분해서 억측을 쏟아낸 모양새라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선전술(stagecraft)에 국제사회가 말려들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구체적으로 북한은 이번 일로 미국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또 북한 인권 문제에 집중되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김 제1위원장 신변 문제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봤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북한 당국이 하는 일 하나하나를 외부에선 꼭 어떤 의미를 두고 분석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일도 단순히 김 제1위원장이 발목이나 다리를 다쳐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나타난 평범한 일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 저는 일부 사람들이 북한을 실제보다 더 영리(clever)한 집단으로 만드는 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가장 간단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보통 가장 진실에 가깝고 이번 경우도 그에 해당할 것으로 봅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장기 잠행으로 인해 세계 각 국의 정보 당국이 그의 동선을 면밀히 감시하는 등 평소보다 더 깊이 북한 내부 동태를 살피는 게 북한 당국으로선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유고 가능성과 북한 급변사태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 계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김 제1위원장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금 서둘러 등장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스 국장은 만일 김 제1위원장이 예정보다 다소 일찍 공개석상에 나선 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북한 외부보다는 내부적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장기 부재를 의아해하는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북한의 권력은 여전히 김 제1위원장이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기록 영화를 새삼 다시 방영한 것도 북한을 통치하는 ‘백두혈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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