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비난’에 대한 북한 반응은?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7.11.09
trump_address_sk_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8일 연설을 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 연설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한 이후 북한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한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관망하고 있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고 분석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고 존엄인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비판한 발언에 북한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9일 한국 내의 일부 ‘반 트럼프 시위’를 보도하며 반미 여론을 부각시켰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잔인한 독재자’라고 비판한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최고 존엄을 공격한 발언에 즉각 반응하는 경향을 드러냈던 북한 매체들은 아직 잠잠한 상태입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50여 일 동안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등 나름대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대응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을 관망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동안은 이른바 ‘말폭탄’이나 도발을 자제하고 그 이후의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를 보면서 북한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대해 강경 입장을 펼칠지 아니면 유연한 입장을 펼칠지 선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합니다. 미국이 현재 군사력을 과시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고 대북제재의 영향도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정권은 미국의 ‘B-1B’ 출격 사실도 내부적으로 숨기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부터는 적극 동참하는 양상이고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도발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을 높이고 대북제재를 심화시킬 수 있어 김정은 체제로서는 부담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 존엄인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잔인한 독재자’라고 비난한 만큼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언제든 반드시 나올 것으로 전망합니다. 북한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은 상황을 관망할 필요성이 있다는 김 위원장의 판단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선전선동부나 대남부서들은 당연히 트럼프 국회 연설에 대해 강력히 저항하는 그런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맞습니다. 충성경쟁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북한이 아직 잠잠한 것은 김정은이 기다리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일 겁니다.

일각에서는 미·북이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어 북한이 ‘말폭탄’이나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 접촉 결과에 따라 북한이 도발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협상장에 나와 우리와 합의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 특정한 움직임을 보고 있다”며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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