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핵 야욕은 일그러진 환상”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7.11.10
trump_apec_summit_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첫날 최고경영자(CEO)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ASSOCIATED PRESS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핵개발 야욕은 일그러진 환상(twisted fantasy)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가 그의 인질로 잡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중일 순방을 마치고 10일 APEC, 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차 베트남(윁남) 다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나서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야욕의 볼모로 잡혀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 지역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폭력적 정복과 핵 협박이란 독재자(김정은)의 일그러진 환상에 인질로 잡혀선 절대 안됩니다. (The future of this region and its beautiful people must not be held hostage to a dictator's twisted fantasies of violent conquest and nuclear blackmail.)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핵무기 능력을 진전시키면 시킬수록 오히려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모든 책임있는 국가들은 단합해 북한 정권이 더 많은 (핵)무기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스스로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란 점을 명확히 밝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앞서 이날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북 간 의사 소통 창구가 2-3개 정도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소통 창구가 항상 열려 있으며 미북 양측이 서로 ‘첫 대화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공감할 날이 결국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ventually we’re going to have one of those days where we’re both going to say OK, maybe it’s a good time to have that first conversation.)

하지만 이 첫 대화가 협상 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대화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만남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틸러슨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60일 동안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에 나서지 않으면 미북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해야 하는 특정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 “북한이 60일 간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발언한 것으로 9일 알려졌지만 미국 국무부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이날 아직 북한이 대화에 나설 자세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어트 대변인은 9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현 상황에 대해서 분명히 말했다면서 지금은 미북 양측이 협상장에 앉아서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진지하게 보여준다면 대화 재개를 고려해볼 수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그 어떠한 진지한 신호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노어트 대변인은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급속한 한반도 통일, 38선 이북으로의 군대 파견도 추구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네가지 원칙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 북한이 60일 가까이 도발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조용한 시기가 더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면서 틸러슨 장관의 최근 발언처럼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전략이 효과를 내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APEC 정상회의 참석 차 다낭을 방문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0일 별도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회동 후 양측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엄격히 이행하고 향후 협력을 지속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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