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러 해제, "차기 미 행정부 북핵협상에 도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것과 관련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은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에서 핵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던 피츠패트릭 연구원의 견해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08.10.13
: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한 조치가 적절했다고 보십니까?

: 미국의 행동은 적절했다고 봅니다.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6자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입니다. 미국이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비록 시리아로 핵이 확산된 의혹과 농축 우라늄 핵개발과 관련한 내용이 핵신고에 빠져 있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위협적인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영변 핵시설과 관련된 플루토늄 핵개발 문제입니다.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행정부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북한이 두 번째 핵실험을 할 것을 우려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 물론 북한의 두 번째 핵실험 가능성은 매우 우려할 만한 사안이지만 이번 미국의 결정에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은 이미 2007년 2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것이라는 합의를 했었고 최근 며칠 사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계속 협상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최근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이유는 북한 핵신고에 대한 검증체계과 관련해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달 초 힐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검증 관련 합의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조취를 취했다고 봅니다.

: 북한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너무 많은 양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 전혀 부시 행정부가 많은 양보를 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은 미국의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될 수 있는 법적 조건을 오래 전부터 충족시켜 왔습니다. 물론 이를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문제는 북한과의 협상 과정과 연관돼 있었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당장 미국이 북한에 대규모 지원에 나서고 또 상호 무역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 일본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미국에 섭섭함을 표시하면서 일본인 납치도 테러행위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 납치 행위는 일종의 테러행위라고 할 수 있지만 일본인 납치문제 때문에 애초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것은 아닙니다. 일본인 납치문제는 일본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가할 이유는 될 수 있지만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못할 이유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본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압박할 필요가 있겠지만 일본인 납치문제가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 앞으로 북한의 핵신고를 실제 검증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북한과 많은 협상을 해 나가야 할텐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어떤 협상이든지 북한과의 협상은 어렵고 북한은 항상 합의사항의 허점(loophole)을 노려왔습니다. 검증체계와 관련한 합의의 구체적인 허점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환경시료를 채취하고 핵시설에 대한 접근, 또 관련 문서와 연구원 면담 등이 포함된 검증체계라면 일단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 처음부터 완벽한 합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이 차기 미국 행정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 차기 미국 행정부를 누가 맡던지 간에 이번 부시 행정부의 조치는 차기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핵협상을 진전시켜나가는 것을 보다 쉽게 만들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쉽진 않겠지만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진전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피츠페트릭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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