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현재 미국과 북한의 핵신고를 둘러싼 대립은 결국 북한이 완전한 핵신고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미국 백악관의 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빅터 차 교수는 진단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국 백악관이 북핵신고와 관련해 회의적이란 말을 했는데요. 미국의 대북협상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인가요?
빅터 차 교수: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모두들 북핵폐기 2단계인 핵시설 불능화와 핵목록 신고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능화도 어렵고 핵목록 신고는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목록 신고 시한을 넘긴 것이 실망스럽긴 하지만 반드시 놀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이 신고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구요. 6자회담 참가국들은 시한을 지켰지만 부분적인 신고보다는 시한을 넘기더라도 완벽한 신고를 훨씬 더 선호할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바꾼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북핵폐기 2단계를 완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은 북핵폐기에 회의적이라고 말하면서 왜 북한과 계속 핵폐기 협상을 벌이는 것입니까?
빅터 차 교수: 제가 느낄 때 백악관 대변인이 북핵문제에 회의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누구든 북한을 다루는 사람, 북한과 협상하는 사람들은 북한이 순순히 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또 회의적 입장을 가지고 북한이 핵을 과연 끝내 포기할지 여부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북한이 온갖 지원을 받고도 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도 계속 북한과 협상을 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 핵목록 신고를 앞두고 머뭇거리는 이유는 뭘까요?
빅터 차 교수: 북한에게 핵목록 신고란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만든 모든 플루토늄과 핵시설을 공개해야 하고 또 보유한 핵폭탄 그리고 농축 우라늄 핵프로그램도 밝혀야 합니다. 거기다 예를 들면 시리아 등 다른 나라와의 현재 혹은 과거의 핵협력 사실 등도 모두 밝혀야 합니다. 이러한 신고는 북한에게 매우 중요하고 또 어려운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대선 정국에서 북핵문제는 이제 관심 밖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빅터 차 교수: 지금 미국의 대북정책은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들에 의해 이행되는 것이 아니라 현 부시 행정부에 의해 이행되는 것입니다. 임기 마지막 해 부시 대통령은 계속 북핵폐기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북한 핵폐기와 관련해 사상 최초로 북한 핵시설 동결을 넘어 불능화 단계로 진입한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미국 대선 정국으로 관심이 흩어지는 것은 부시 행정부의 북핵 정책 추진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대선 정국에 관심이 집중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는 것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저런 다른 시비들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핵목록 신고를 미국이 과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북한의 핵목록 신고는 완전하고 완벽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조금이라도 신고에 하자가 있다면 핵협상 전체에 의문이 제기될 것입니다. 따라서 신고에는 북한에게 큰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보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구요. 또 그렇게 내보인 핵무기를 모두 폐기시키는 행위에 동의하는 것에도 또 다른 큰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것입니다.
남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는데요.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빅터 차 교수: 이명박 당선인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보다 호혜적 관계를 추구하고 조건을 달 것을 천명해 왔습니다. 이런 것들은 긍정적이라고 보구요. 북한의 완벽할 핵목록 신고를 설득할 6자회담 중 5개 나라의 지렛대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