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이 이달 말에 열립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 유력 일간지의 북한담당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회담의 전망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이 매우 지루하고 어려운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인터뷰에 이동혁 기자입니다.
기자: 먼저 뉴욕 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 기자의 견해를 들어보겠습니다. 생어 기자는 지난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북한을 비롯해 한반도문제를 다뤄온 고참기자입니다. 생어 기자는 1998년부터 미 백악관 출입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생어 기자, 회담 참가국들의 입장이 조금씩은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David Sanger: 우선 북한으로서는 이번 회담에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약속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에 합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아야 앞으로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과연 언제까지 북한 김정일 정권과 이 문제를 끌고 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설사 핵 폐기에 합의한다고 해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립니다. 또 이 과정에서 북한은 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받을 것입니다.
결국, 핵이 완전히 폐기될 때까지는 김정일 정권을 연장시켜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문제는 지금도 부시 미 행정부 내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과 미국 간 쟁점 중 하나가 북한의 농축 우라늄 핵개발문제인데요. 미국이 이 문제를 적어도 협상 초반에는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David Sanger: 미국이 협상 어느 시점에 농축 우라늄문제를 제기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미 행정부 관리들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미국은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이 폐기대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기자: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대북제안과 관련해 다소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이 지난해 제3차 회담 때 내놓은 대북제안을 바꾼다는 말입니까?
David Sanger: 융통성이라는 말은 아마도 남한이 북측에 최근 제의한 전력공급계획을 염두에 둔 것이겠지요. 미국의 기존 대북제안에 전력공급계획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 전에 지난해 제안에 대한 북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들으려고 할 것입니다. 또 북한이 남측의 전력공급 방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아직은 불투명합니다.
기자: 미국은 6자회담이 계속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대북압박에 나설 것임을 시사해 왔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David Sanger: 물론 그렇겠지요. 문제는 어떤 실질적인 제재방안을 구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회담이 실패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들고 나온다고 가정하더라도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기자: 개인적으로 이번 회담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David Sanger: 이번 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참가국들이 모종의 협상안에 관한 일정표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럴 경우, 일단 미국이 유엔 안보리 회부와 같은 대북강경책을 구사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예로 볼 때, 북한과 협상에서 어떤 획기적인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몹시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협상여하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자: 계속해서 유에스에이투데이의 바바라 슬래빈(Barbara Slavin)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슬래빈 기자는 현재 유에스에이투데이지의 외교전문기자로 활동하며 북한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슬래빈 기자는 취재차 평양을 두 차례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슬래빈 기자, 북한과 미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꼽으라면, 어떤 것들이 되겠습니까?
Barbara Slavin: 북한으로서는 회담 전에 미국과 어느 정도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대 현안일 것입니다. 최근 북미 간 뉴욕접촉에 이은 북한의 김계관 부상과 미국 측 힐 차관보의 베이징접촉 등으로 관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북한은 미국과 양자접촉을 미국이 북한을 협상 파트너로 대접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 이런 일련의 접촉들이 북한이 회담장에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이런 분위기 협상 테이블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볼 문제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 선언을 받아내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북한으로 하여금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하도록 촉구할 것입니다.
기자: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대북제안 등 접근방식에서 다소 융통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Barbara Slavin: 꼭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우선, 지난해 내놓은 대북제안에 대한 북측의 반응을 요구할 것입니다. 북한은 언론 등 비공식경로를 통해 이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지만,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공식 반응을 들어야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이 지난해 대북제안 외에 별도의 추가의 조치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남한의 최근 대북 전력공급방안이 추가조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기자: 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로 바뀌었는데요. 이것이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Barbara Slavin: 그렇게 봅니다. 힐 차관보는 협상에 뛰어난 외교관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또 과거 중요한 협상을 성사시킨 경험도 있고요. 무엇보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의 신임이 두텁습니다.
아시다시피 라이스 장관은 전임 콜린 파월 장관에 비해 부시 대통령과 관계가 더 가깝습니다. 이런 점에서 2기 부시 외교팀은 1기에 비해 훨씬 의견조율이 잘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이번 회담에서 가장 쟁점이 될 만한 이슈들은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습니까?
Barbara Slavin: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농축 우라늄 핵개발 의혹이 큰 문제입니다. 북한이 관련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계속 이 문제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한다면, 회담이 난항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인권문제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은 이 문제를 정식 의제는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제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개인적으로 이번 회담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Barbara Slavin: 회담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당장 획기적인 돌파구는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의 핵개발이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협상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진전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의 진의를 파악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회담이 정례화 될 수 있으면, 진전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뉴욕 타임스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 기자와 유에스에이투데이의 바바라 슬래빈(Barbara Slavin) 기자로부터 6자회담 전망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이동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