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5명중 1명 꼴 사기당한 경험, 정착지원 넘어 적응노력 필요


2007.01.30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범죄를 당하는 비율이 남한 범죄 발생비율보다 다섯 배에 이르고 특히 사기를 당하는 비율은 남한 주민들보다 40배 이상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는 걸로 나타나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형사책임연구원 장준오 박사와 청주대 사회학과 이정환 교수는 30일 발표한 ‘북한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연구’ 보고서에서 그같이 밝혔습니다. 장준오 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에서 탈북자들이 사기를 당하는 가장 큰 원인은 남한사회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준오 연구위원 : 첫째는 한국 사정을 잘 모르구요, 법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법률에 대해서도 잘 모르니까 계약서같은 것을 함부로 작성하게 되죠, 그 다음에 자본주의 사회가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니까 사기를 당하게 되죠.

연구팀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20세 이상 탈부가 214명의 범죄피해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결과 214명 가운데 50명이 91건의 사기, 절도, 강도 등의 범죄 피해를 당했습니다. 탈북자의 범죄피해율은 2005년도 기준 남한국민 범죄피해율 약 4% 보다 다섯배가 넘는 23% 가량으로 나타났습니다. 범죄 종류별로는 91건 가운데 사기가 46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만 비율로는 21%, 다섯명 가운데 한명꼴로 남한주민들의 비율보다 43배가 되는 수치입니다. 사기 다음은 폭행, 상해가 11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장준오 연구위원 : 그 다음에 많은 게 폭행입니다. 탈북자들끼리 싸우는 경우가 많구요..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폭행에 대해서 그렇게 법적으로 그렇게 관념이 없어요, 웬만하면 싸우고 보는데 한국에서는 그게 항상 폭행으로 형사입건이 되거든요.

탈북자들이 사기를 당하는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투자관련 사기로 상당수가 불법 다단계 업체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렇게 탈북자에게 다단계 판매로 피해를 입힌 가해자도 역시 탈북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에 도움을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남한 통일부의 탈북자정착지원팀의 여운산 사무관은 탈북자들이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이미 하나원에서 해당사례별로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교육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여운산 사무관 : 남한 분들도 당하잖아요, 새터민들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하나원에서 다단계 판매에 의한 사기 이 부분에 대해서 중점을 두고 계속 사례를 추가해 가면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당하더군요, 교육만으로 되지 않더군요, 사회 다양한 분야의 법률 전문가들이 와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이 분들이 기본적으로 이해를 못하는 측면이 많지요, 그래서 실생활에 가서 체험을 해봐야 그때 가서야 이게 이 소리구나 하고 그 때 알게 되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연구위원도 한시적인 교육만으로는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탈북자들 스스로 상부상조해가는 형태가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준오 연구위원 : 저희가 인터뷰 한 사람들은 최소한 3년이 지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3년 정도 지나면 사회에 적응하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니까 옛날 3년 전에 받은 교육을 기억할리도 없고.. 그러니까 3년이 지나고 나면 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똑같기 때문에..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들 끼리 상조회를 만들어서 그걸 해나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탈북자 동지회 같은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보교환 하고 구제방법 또 자기네들이 수입을 늘리는 방법 이런 것들도 다 하는데 그게 자기들끼리고 사기를 치기 때문에 안가는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또 안가게 돼서 당하게 돼있습니다.

여운산 사무관도 정부차원의 지원도 한계가 있다면서 민간단체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여운산 사무관 :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사회 배출하기 전에 하나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구요, 사회에 나간 다음에는 민간단체.. 이탈주민협의회에 참여하는 16개 협의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사회적인 역할을 해달라 그런 주문을 매년마다 적극 독려를 하는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남한사회에서의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도 수치도 낮게 나타나 탈북자들이 남한사회 생활에 대한 불신이 계속 커져 가져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낳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이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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