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아원 건설에 주민동원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5.05.03
orpanage_construction_b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원산 육아원·애육원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전국의 도 소재지들에 육아원과 초등학원을 새로 지을 데 대해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북한당국이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자금을 주민들로부터 강제로 거두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각 도소재지들에 있는 육아원과 초등학원 건물들은 대부분 1980년대 초에 건설되어 낡을 대로 낡아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정을 알게 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육아원과 초등학원을 새로 건설할 데 대해 지시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전국의 육아원과 초등학원을 최상의 수준으로 새로 지으라는 중앙의 지시가 3월 11일 각 도당위원회들에 하달됐다”며 “지시 관철을 위한 건설자금과 자재는 매 가정세대들에 부과하도록 했다”고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이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각 도당위원회들은 매 시, 군, 구역별로 인민반을 통해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자금은 물론, 노력까지도 세대별로 고루 나눠 부과했는데 가뜩이나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겐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경우 매 가정세대 당 자갈모래 한 바께쯔(양동이)를 현물로 바쳐야 하며 건물의 창틀과 기와를 비롯한 자재구입 명목으로 각 동사무소들에서 가정세대들을 상대로 중국인민폐 20위안씩 거두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육아원과 초등학원 건설자재를 매 가정세대들에 부담시키자 가난한 주민들은 청진 바닷가와 수성천에 나가 모래자갈을 채취해 팔고 있다며 이들은 가정세대들에 부과된 과제를 돈벌이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30일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모래자갈과 중국인민폐 20위안을 바치는 것도 모자라 아침저녁으로 매 가정세대들에서 17세 이상 어른 한명씩 건설장에 동원돼야 한다”고 말해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지고 있음을 하소연했습니다.

최근 들어 일손이 바쁜 주민 세대들에서 어른들을 대신해 초급중학교나 고급중학교 자녀들을 노력동원에 내보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과 관련하여 “당국에서 인민반회의는 물론 일체 노력동원에 아이들을 내보내지 말라는 포치를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들은 “모래자갈은 한 바께쯔에 인민폐 8원씩 팔고 있다”며 “그러나 교원이나 의사와 같은 사무직 근로자들은 돈도 없는데다 노력동원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가 누적돼 육아원과 초등학원 건설에 대한 김정은의 지시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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