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최룡해, 기다리던 취재진과 실랑이

리우 데 자네이루- 이규상 leek@rfa.org
2016.08.09
choiryonghae_guard_rio_b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강은주의 여자양궁 개인전 32강 경기를 관전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2016  리우 올림픽 소식입니다.

앵커: 2016 리우 올림픽이 닷세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 어떻게 선전 하고 있는지, 리우데자네이로에 나가있는 이규상 기자 연결해 봅니다.

이규상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이규상: 네. 오늘은 스마트 전화기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얼마전 저희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스마트 전화기를 선물로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올림픽 공식 후원업체중에 하나인 남한의 삼성전자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와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에게 1만2천500대의 최신형 스마트 전화기를 지원한 것입니다.

검은색 갤럭시 S7 기종으로 전화기 뒷면에는 올림픽 오륜기 모양이 새겨진 올림픽 기념 한정판 전화기 인데요.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중 선수들이 고국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을 할 수 있도록 브라질의 통신회사인 클라로 로부터 심카드를 제공받아 선수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를 선물로 준 것입니다.

리우 올림픽 개막식을 보면 선수들이 이 전화기를 들고 나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막식 영상을 보면 북한 대표팀 중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 전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소문을 해 봤더니 북한 올림픽 위원회가 이 전화기를 아직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혹시 북한 선수단이 전화기를 받아가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이규상: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곳 리우 올림픽에 나와 있는 삼성전자 관계자에게 확인해 본 결과 북한 선수단도 전화기를 받아 갔는데, 다만 개인들이 와서 하나씩 받아 갔는지, 아니면 대표자 한명이 와서 전부 다 받아갔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선수촌 내 소식에 밝은 소식통도 “북한 위원회가 전화기를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제보해 온 것을 보면 전화기는 북한 올림픽 위원회 측에 넘어간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왜 북한 올림픽 위원회가 전화기를 내놓지 않고 있는 걸까요? 이미 다른 나라 선수들은 다 지급 받아서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규상: 북한측 올림픽 위원회가 이 전화기를 올림픽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지급할 지, 아니면 모두 압수할 지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 북한 선수들과 교류가 있었던 남한 측 선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 당국이 선수들이 외국 원정경기에서 선수들 끼리 주고 받는 선물들 까지 압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이것과 같은 경우인지, 아니면 결국은 선수들이 전화기를 받아가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북한 선수들이 이 스마트 전화기를 지급 받아도 북한에 돌아가서 사용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물론 북한도 요즘 스마트 폰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에서 남한기업 상표가 버젓이 붙어 있는 물건을 사용하게 놔 둘 것인지도 주목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선수들에게 지급된 선물까지 압수를 한 다는 것은 정말 너무한 것 같네요. 다음 소식 전해 주시죠.

이규상: 네. 올림픽 참관을 위해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하고 있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 위원장이 8일 북한 여자탁구 16강전에 나와 김송이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최룡해 부위원장은 경기가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경기장에 나와 김송이 선수의 시합을 기다렸는데요. 어제 전해드렸듯이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김송이 선수가 32강 경기에서 세계랭킹 6위인 일본의 이시카와 카스미 선수를 누르고 16강에 진출했는데요. 최룡해 부위원장은 김송이 선수를 격려해 주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입니다. 김송이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도 대만의 첸수유에 선수를 4대2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경기가 끝나자 귀빈석에 앉아있던 최룡해 부위원장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선수와 코치를 격려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향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최룡해 부위원장을 기다리던 취재진과 약간에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최룡해 부위원장은 취재진을 피해 아래층 귀빈실에서 김송이 선수를 만났는데요. 이 관경을 목격한 한 남한 기자는 마치 최룡해 부위원장이 김송이 선수를 훈시하는 모습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최 부위원장은 소파 앉아 있었고 김송이 선수는

그 앞에 서서 얘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앵커: 김송이 선수는 이날 경기 소감을 어떻게 말하던가요?

이규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북한 여자체조의 홍은정 선수가 경기후 기자들과 만나는 믹싱존을 거치지 않고 몰래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고 전해드렸는데요.  김송이 선수 역시 경기장을 몰래 빠져 나와 바로 최룡해 부위원장이 있는 귀빈실로 향했습니다. 경기장 출구에 마련된 믹싱존은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선수들과 기자들이 잠시 만나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장소인데요. 국제 올림픽 위원회 규정 상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이기건, 지건 상관 없이  믹싱존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북한 선수들이 번번히 이런 관례를 어겨 기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날 믹싱존에 나와 기다리던 기자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 관계자에게 항의 의사를 전했는데요.  이 관계자는 선수들이 믹싱존에서 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의무는 없지만 이곳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 규정인 것은 맞다고 확인하고, 내일 경기부터는 북한 선수들이 의무를 꼭 지키도록 당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앵커: 과연 북한 선수들의 태도가 바뀔지 두고 봐야 겠네요. 다음은 어떤 소식입니까?

이규상: 네. 북한 올림픽 금메달 유망주 였던 엄윤철 선수가 은메달에 그치며 올림픽 2연패 도전에 실패했는데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 봤습니다. 물론 엄윤철 선수 본인이나 다른 북한 역도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아 내부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남한 역도팀의 윤석천 감독은 엄 선수가 부상을 당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윤석천: 제가 알기로는 부상을 당한것 같아요. 어깨부상… 3차 시기는 잘했는데, 그리고 워낙 중국 선수가 잘 했어요>

7일 열린 남자역도 56킬로급 경기에서 엄윤철 선수는 용상 3차 시도에서 169킬로를 들어올려 우승을 확신했었는데, 중국의 룽칭취안 선수가 용상 170킬로를 들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가져갔습니다. 이날 경기에도 최룡해 부위원장이 참관을 했었는데요. 엄 선수가 기대했던 금메달을 따지 못하자, 황급히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김송이 선수를 대하는 모습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앵커: 네. 최 부위원장이 엄윤철 선수가 부상 당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군요.

지금까지 브라질 리우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6 하계 올림픽 소식이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