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봄에 만납시다"- 중일 신 밀착 시대


2007.12.28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후쿠다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으로 중국과 일본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있습니다. 새로운 중일 동맹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과 일본의 경제와 군사교류가 활발합니다. 박정우 기자와 함께 이같은 중국과 일본의 밀착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알아봅니다.

박정우 기자, 후쿠다 일본 총리의 방문은 사실 1년 만이죠? 그 당시에는 중일 관계가가 좀 껄끄러웠는데요 이번에 중국이 후쿠다 총리를 대접하는 것을 보면 과거의 불편했던 관계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대단히 파격적이라고 언론들이 보도하고있네요?

fukuda_hujintao-200.jpg
후쿠다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으로 모습- AFP

네, 그렇게 전하는 언론들이 많이 예로드는 것이 바로 어제 후쿠다 일본 총리가 베이징 대학을 찾아서 강연하는 실황을 중국의 CC TV가 이례적으로 중국 전역에 중계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텔레비젼이 중국을 찾은 외국 정상의 연설을 중국 전역에 생 중계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것이죠. 이런 두 나라의 모습은 두나라 정상이 회담을 한뒤 나온 공동 성명에도 그대로 나타나있는데요 공동성명에서 “중국과 일본 양국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봄 벚꽃이 필때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아주 아름다운 표현을 써가면서 중국 정상의 일본 방문을 반긴 것입니다.

후쿠다 일본 총리의 베이징 대학 연설 제목은 기회와 책임입니다.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얻으려하는 가를 암시하는듯 합니다. 기회란 일본도 중국과 대등한 관계속에 국제사회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 해보겟다는 것이고 책임이란 일본이 과거 중국 침략에서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고 국제 사회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것을 놓고 보면 일본도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만 그동안 국제 정치적으로는 경제 규모에 맞는 역할 을 하지못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국제 정치에서의 위상을 키우려는 의도로도 보입니다.

일본과 중국이 이렇게 가까워진 데는 아무래도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 데요?

그렇습니다. 올해는 중일 수교 35주년이 되는 핸데요 그동안 앙숙처럼 지냈다는 지적을 받아온 양국은 경제, 정치면에서 서로 이익이 맞아 떨어지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우선 경제적인 면에서 중국은 일본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세계 최대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에너지 소비도 세계 최대 규몬 데요 에너지 효율이 낮고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자본과 선진 기술이 꼭 필요한 실정입니다. 일본으로서도 양국 관계 강화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공략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양국의 이해가 일치합니다. 중국은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고 일본으로선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대등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추진해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도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이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계산 아래서 중국과 일본 양국은 이미 양국 사이 교류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10월 하순에 인민해방군 청년장교 방문단이 일본을 찾은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중국 건국 이후 최초로 중국 해군 구축함이 일본 도쿄항에 입항하기도 했습니다. 강화된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양국 고위 경제관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일 고위 경제 대화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일본을 경제 대화 파트너로 택했습니다.

그런데 일본과 중국이 이렇게 서로 가까와지면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가 관심사가 아닐수 없는 데요?

아시다시피 일본과 중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참가국들로 양국 관계는 한반도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일본은 납치자 문제로 북한과 껄끄러운 관계여서 일본과 중국이 서로 가까와지는 것이 북한으로선 그리 달갑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에겐 최대 원조국이기 때문에 납치자 문제에 대해 일본이 중국에 대한 협조를 요구하고 중국이 움직인다면 북한은 대단히 난처할 수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중국과 일본 관계에서 그런 움직임은 없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보면 지난 5년간 노무현 정부는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중국과는 중국의 동북 공정으로 관계가 삐꺽 거렸고 일본과는 일본 지도자들의 신사 참배/한반도 침략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 파동등으로 관계가 좋지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에 새로 들어선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 외교를 내세우고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상호 이익이 되는 선에서 잘 꾸려 갈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북핵 문제 처리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변숩니다. 미국 국방분석연구소의 오공단 박사의 견해를 직접 들어보시죠.

오공단 박사: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나빠지면 사실 약자라고 할수 있는 한국의 입지가 약해집니다. 중국 편에 붙을 수도 없고 일본 편에 붙을 수도 없기 때문이죠. 양국 관계가 나쁠때 이를 잘 이용해서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론 중일 관계가 나쁘면 한국 외교도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일관계가 이번에 정상화가 됨으로써 어떤 의미로는 북한을 바라보는 문제 등에 있어서 중국과 일본, 미국이나 한국이 서로 공동으로 협조할 수 있는 새로운 시기가 오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도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