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전망- 정치, 외교] "새해에도 북 도발 가능성 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0.12.31
security_reporting-305.jpg 2010년 11월 29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북 포격 도발 설명회에서 참석한 각국 주한 무관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미국과 한국의 대다수 전문가는 2011년에도 북한이 한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추가적인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새해에 북한이 미국과 핵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물밑 접촉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도발이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천안함 공격, 연평도 포격,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원심분리기의 공개 등 지속적인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새해에도 특수 상황에 따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가적인 도발을 시도하거나 도발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또 추가적인 도발로 3차 핵실험, 우라늄 농축 실험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무력 도발의 힘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선전 효과를 통해 미국과 핵 협상, 남북 대화의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는 물밑 접촉을 통해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를 시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대화 노력에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임할 것인지 불투명하며 북한의 진정한 변화가 없으면 여전히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 미국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er) 선임연구원


Bruce Klingner: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고 연평도를 포격한 일, 또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목적은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를 위협하고 이들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을 철회해 북한의 요구에 굴복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목적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로 도발의 강도를 더 높여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 미국 맨스필드재단 고든 플레이크(Gordon Flake) 대표


Gordon Flake: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볼 때 일정 기간 시간을 두고 도발을 하는 경향이 있어 조만간 다시 도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 승계 움직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태로운 건강 상태 등 특수 상황에서는 충분히 북한의 전형적인 행태에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또 다른 형태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미북 관계는 과거보다 더 나빠진 상황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북한이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2010년과 마찬가지로 2011년에도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미 악화한 미북 관계에는 별 변화가 없으리라고 예상합니다.

- 한국 '세계와 동북아 평화 포럼'의 장성민 대표


장성민: 저는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로 예상보다 빨리 후계체제를 구축하느라 정신없이 한 해를 보냈다고 보는데요. 김정은을 내세워서 선군정치의 이력과 업적을 세우기 위해서 천안함 침몰 사건을 불러일으켰고, 또 영변 원자력 발전소에 저농축 우라늄 원심분리기 1천개를 미국에 공개했고,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연쇄적으로 일으켜서 한반도를 냉전의 대결 상황으로 만들어갔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들의 무력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선전 효과를 가지고 새해에는 미국과의 핵 협상에 아주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고요. 남한과도 대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이런 대화 제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응할 것인가, 이것이 관건이 될 걸로 봅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대화 노력이 실패하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연평도보다 더 큰 군사적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준전시 상황으로 빨려들어 갈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북한은 이런 대외 전략을 갖고 나오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데이비드 스트라우브(David Starub) 한국학 부소장


David Staub: 미국과 한국은 과거 2년 동안 여러 차례 대북협상을 재개하려고 노력했지만, 북한은 올해 초 한국 해군의 천안함을 폭침시켰고 최근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두 나라가 북한과 협상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전략적으로 현명한 처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북협상이 재개되지 못했습니다. 내년에 만일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핵 폐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인다면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설사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돼도 북한의 진정한 변화가 없으면 대화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이호진 초빙 연구위원


이호진: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렸다고 봅니다. 공(ball)은 북한의 손에 분명히 넘어가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다면 할 수 없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불법적인 행동이고 국제사회는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스스로 여러 차례 약속했던 비핵화를 빨리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선결과제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규범을 준수하고 핵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계속할 것으로 봅니다. 이미 과거에도 여러 번 국제사회가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갔기 때문에 거기서 얻은 교훈은 그러한 진정성 없는 대화는 필요 없다는 겁니다. 북한이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세를 보일 때 국제사회는 거기에 화답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 한국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관계연구실장


정성장: 북한이 내년 상반기에는 일단 대남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하반기에 가서는 물밑 접촉을 통해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이후에도 북한의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를 거부하자,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대북 태도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당분간 '통미배남'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내년에 6자회담이 재개되어 비핵화가 진전을 이루면서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남한 정부의 대북 태도가 누그러질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북한은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이유는 북한의 생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기 때문에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남북관계의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을 목표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통해 안정적으로 현금을 유입하기 위해 남북 관계의 개선에 나설 수 있고 6자회담의 재개 이후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마지막 물밑접촉을 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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