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꽃제비들, 어떻게 살고 있나?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3-06-17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네 번이나 강제북송 됐던 꽃제비 출신 김진명씨가 북한 보위부에서 고문 받던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네 번이나 강제북송 됐던 꽃제비 출신 김진명씨가 북한 보위부에서 고문 받던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RFA PHOTO

앵커: 지난달 말 살길을 찾아 라오스까지 탈출했던 북한 고아 9명이 북한당국에 의해 송환된 뒤, 그들의 운명을 두고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탈북 아동이 과연 중국에 얼마나 되고 또 어떻게 생활할까,

RFA자유아시아방송은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간 꽃제비와 중국에서 태어난 무국적 아동의 실태를 2회에 거쳐 특집으로 방송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중국에 간 북한 꽃제비들, 과연 어떻게 살고 있나?”를 보내드립니다.

보도에 정영기자입니다.

지난 6월 8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인근에서는 탈북자 3명이 자신들이 겪었던 북한 생활, 그리고 탈북과정을 미국인들에게 들려주는 모임이 진행됐습니다.

50여명의 미국인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한 이 모임에서는 얼마 전 북한으로 끌려간 탈북 아동 9명 중 일부와 함께 생활했던 김진명 씨가 참가해 탈북 고아들의 실상을 담담하게 털어놓아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김진명: 저는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태어났고요, 저의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습니다. 그리고 저의 어머니는 내가 열다섯 살 때 간질환에 걸렸고, 그때부터 저는 학교를 다니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마저 세상을 떠나자, 김씨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갑니다. 김 씨의 고향 바로 앞이 중국이기 때문에 그는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김진명: 중국에 가면 잘 먹고 잘 살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환상뿐이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먹을 것을 찾아야만 했고, 너무 배고플 때는 정말 사람도 먹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 씨는 이 과정에 4번이나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 되었고, 그때마다 북한 보위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며 당시 고문 받던 상황을 직접 행동으로 재현했습니다.

의자에 올라가 무릎을 90도로 굽히고 앉은 김씨는 북한 보위부원들이 자신의 종아리(장단지)를 나무로 때렸다면서 보위부 계호원들은 자신들이 싫증이 날 때까지 구타를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보위부에서 풀려나면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또 탈북해야 했고, 그런 과정에 중국에서 만난 20여명의 꽃제비 동료들과 함께 지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라오스에서 북한으로 간 탈북 고아 9명 중에 친구가 있어요?

김진명: 있었어요. (이름은 생략)그 애도 집에서 쫓겨나서 꽃제비 생활을 하면서 같이 알게 되었어요.

기자: 그러면 그 애들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김진명: 왜 애들을 데리고 있게 되었냐 면요. 내가 제일 체격도 크고, 애들을 돌보기 시작했지요. 왜 돌보게 되었냐 면요, 애들이 중국에 와서 처음에는 쫓았는데, 또 오더라구요. 그러다 보니까 한 20명 되었어요.

기자: 북한에서 온 고아들은 중국에서 어떻게 생활하나요?

김진명: 꽃제비 애들은 보통 하루에 중국 돈 1위안~2위안씩 구걸해서 먹고 살아요. 중국에서나 북한에서나 거지 생활을 하지요.

기자: 밤에는 어디서 자요?

김진명: 집을 지었어요. 토굴집을 만들었지요, 땅을 파가지고, 마을 뒷산에 골짜기 같은 곳에 집을 여러 군데 짓고 경찰들에게 탄로나면 다른 데 가서 자고 이런 식으로 지어놨어요.

기자: 지금도 그런 토굴이 남아 있나요?

김진명: 지금도 가면 있을 거예요. 왜냐면 위장이 잘 돼있으니까요. 그 안에 20명까지 들어갈 수 있어요.

기자: 그러면 탄로나지 않았어요?

김진명: 탄로나면 다른 집에 가서 잤어요. 그렇게 토굴을 많이 지었어요. 돈을 모아서 초나 건전지 같은 것을 사서 그 토굴 안에 켜고 살았어요. 안에 불을 켜도 빛이 안 새고 괜찮았어요. 또 가스 곤로도 갖다 놓고요.

기자: 그러니까 완전히 빨치산 식으로 살았네요.

김진명: 그렇지요. 그러니까 북한의 김일성 빨치산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것처럼 만들었지요.

이렇게 20여명의 탈북 고아들과 함께 생활하던 김진명씨는 지난 2011년 심양과 베이징을 거쳐 타이(태국)로 갔습니다. 그곳을 경유해 마침내 한국에 입국하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대학에 입학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중국에 있는 탈북 아동은 과연 얼마나 될까?

중국에 있는 탈북 고아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북한 인권운동가들은 중국에 흩어져 사는 탈북 아동의 수를 약 2천~1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김용화 북한난민인권연합 대표의 말입니다.

김용화 대표: 지금 중국에 탈북 꽃제비들이 한 만 명 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98년 고난의 행군 때부터 부모 잃고 고아원이라든가, 동네에서 떠돌이 하던 애들이 남자, 여자들끼리 왔다가 헤어져서 지금 중국 전역을 정처 없이 떠도는 꽃제비가 되었어요.

이 꽃제비 아동들 가운데 어린애들은 구걸해먹지만, 이들이 조금 더 크면 인신매매와 소년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고 김 대표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김용화 대표: 이들 가운데 여자애들은 안 좋은 곳에서 가서 성적으로라든가, 육체적 학대를 받으면서 살고 있고…… 남자들은 한 10대만 지나면 내몽골 지방의 탄광이나 광산, 이런 사고가 제일 많고, 중국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노동을 하고 있어요.

탈북 고아들이 많이 모이는 중국 연변지역의 인신매매범들은 이들을 모집해서는 내몽골이나 남방으로 팔아버린다면서 탈북 고아들을 구출하는 방법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김용화 대표: 한국 선교사나 인권운동가들이 어느 지방, 어느 곳에 꽃제비들이 있다고 알려주면 가서 구원하지요.

그에 따르면 성매매 업소에 팔려간 탈북 여성 고아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한국 돈 100만원~150만원(미화 1,000~1,500달러)이 있어야 합니다. 중국인 업주들도 탈북 고아 여성들을 돈을 주고 데려왔기 때문에 순순히 내놓지 않는다면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중국의 조직 폭력배까지 동원할 때가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만큼 탈북 고아들을 구출하는 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구출 자금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습니다.

탈북 고아들의 수중에 돈이 없기 때문에 탈북 중개인들도 사실상 이들을 외면하는 게 현실입니다.

중국 내 탈북 아동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장세율 겨레얼 통일 연대 대표도 최근 중국 정부의 고아 정책이 달라지면서 탈북 고아들도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세율 대표: “저희 사람들이 얼마 전 북한에서 온 탈북 고아들이 있는지 중국 훈춘, 용정, 연길 등지에 가봤습니다. 그런데 탈북 꽃제비는 없어요. 왜냐면 중국 정부가 너무 잡아가기 때문에 야간에만 활동하는 지 시장에는 없었어요”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다음 빈곤 퇴치 명목으로 거리를 떠도는 방랑자들을 다 보호소로 데려가는 상황에서 탈북 아동들까지 끌려가는데, 보호소에서 탈북자라는 것이 판명되면 북한으로 송환된다고 그는 최근 중국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 고아들을 어떻게 구원할 것인가,

이와 관련해 한국의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탈북자 정책을 완화하고, 미국과 한국정부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 센터 소장의 말입니다.

윤여상 소장: 북한 아이들이 중국으로 넘어오면 공식적으로 불법 체류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한국이나 미국정부나 민간 NGO들도 합법적으로 이들을 보호할 방법이 없습니다.

윤 소장은 한국의 선교사나 북한인권단체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은밀하게 보호소를 운영하거나 이번 탈북 고아 9명 북송 사건처럼 한국으로 데리고 나오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소장은 2011년 까지 중국 정부가 자국내 해외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협조해주었지만, 지금은 이러한 정책에서 후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탈북 고아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1차 적인 책임은 북한 정권에 있지만, 북한 당국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면서 주민 생활을 방치할 경우 더 많은 탈북 아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북한주민도 한국 국민이라는 국내법을 가진 한국정부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탈북 아동 보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윤 소장은 현재 미국에서 ‘북한아동복지법’이 발효된 상황에서 미국 정부도 중국 주재 미국공관에 들어간 탈북 아동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고 보호할 수 있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앵커: 자유아시아방송 특집, “중국에 버려진 북한 아동들” 제1편 “중국에 간 꽃제비, 과연 어떻게 살고 있나?”를 보내드렸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중국에 방치된 무국적 탈북 2세들”편을 보내드립니다. 여러분의 많은 애청 바랍니다.

하고 싶은 말 (0)
  • 인쇄
  • 공유
  • 이메일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