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중국 속 북한인, 비극의 현장을 가다’ “배고파 갔는데 더 무서운 인신매매에…”

90년대 중반 대량 아사가 발생하자, 북한에서는 살 길을 찾아 많은 사람이 중국으로 탈출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찾아 도착한 중국에서 북한 여성들은 인신매매의 덫에 걸려 물건처럼 팔려 다녀야 하는 운명에 처했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행위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중국-정영 xallsl@rfa.org
200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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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길을 찾아 많은 사람이 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지만 그곳에는 인신매매라는 더욱 비참한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살 길을 찾아 많은 사람이 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지만 그곳에는 인신매매라는 더욱 비참한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RFA PHOTO/ 정영
그리고 그곳에는 그들 탈북여성들에게서 태어난 무국적의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은 탈북자 출신 방송인 정영 기자가 현지를 찾아 취재한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실태와 무국적 탈북 2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내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방송합니다. 오늘은 9년전 역시 배고픔을 못견뎌 국경을 넘었던 정영 기자로 부터 취재 동기와 실태, 그리고 현지 취재에서 느낀 얘기 등을 미리 들어보겠습니다.

MC: 정영 기자, 이번에 취재 하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셨는데요, 무엇보다도 정영 기자 자신이 탈북자 출신으로서 중국 내 탈북자 문제를 들여다 본 점이 이번 취재가 갖는 새로운 의미라고 보는데요, 어떻습니까,

정영: 예, 저는 2000년에 두만강을 건너 중국에 나왔습니다. 그때 저도 배가 고파서, 그리고 돈을 좀 벌겠다는 생각으로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래서인지 9년 만에 제가 넘었던 탈북 현장을 취재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저는 이번에 압록강과 두만강을 순회하면서 아직도 탈북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북한 탈출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탈북 여성들이 아직도 팔려 다니고 있는 현실을 직접 목격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MC : 그렇군요. 특별히 정영 기자가 이번 중국 취재를 계획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정영: 예, 탈북 여성들이 중국 돈 수천원에 물건처럼 팔린다는 사실은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러한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나 인권침해가 다른 소식들에 묻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문제인데도 말입니다.

MC: 네, 그런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셨군요. 그럼 이처럼 중국내 탈북자들의 인권문제가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영:
우선 중국이 자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북자 인권유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력 막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도 최근 북-중 국경통제를 강화하면서 외부와의 연계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북한이 탈북자 인권을 취재하던 미국 여기자 두 명을 체포해 재판한 것도 탈북자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는 데 대해 얼마나 경계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취재의 목적은 과거 10년 전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 실태와 현 실태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리고 그 탈북 여성들로부터 태어난 2세들의 운명을 취재하는 것이었습니다.

MC:
예, 그렇군요. 과거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 상황과 비해 볼 때 이번에 취재하시면서 어떤 특별한 차이점이 있었습니까?

정영:
특이한 점이라기보다 안타까운 현실을 목격했는데요. 아직도 중국에 처음 나오는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 가면 거의 팔려 다니는 신세가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고, 또 인신매매를 당하고도 그것을 자신의 숙명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정보가 차단되었기 때문에 여성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중국에 가면 인신매매 당한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인신매매를 알선하는 업자들이 일자리를 얻어준다거나 결혼을 시켜 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1년 전 두만강을 떠나 중국 심양에서 살고 있는 김정화 씨의 말입니다.

정영 : 처음에 자신이 팔렸다는 것을 알았습니까?

김정화: 처음에 그 아주머니가 중국에 올 때에는 일하러 온다고 했어요.

정영: 팔려간다는 것을 알았습니까,

김정화: 건너올 때는 몰랐어요. 그 때는 속였어요.

MC: 네, 물건도 아니고 사람을 이렇게 팔고 사는 일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요, 탈북 여성들이 얼마에 팔려갑니까?

정영: 대부분 탈북 여성들은 처음에 두만강을 건널 때부터 가격이 정해져있습니다.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과정은 북한쪽 인신매매, 두만강 변에서 인계받는 중국 쪽 인신매매, 그리고 중국 국경지역에서 산동성이나, 흑룡강성 등 대륙 각지로 되파는 인신매매조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인신매매들은 여성 한명을 넘기는 대가로 중국 쪽 인신매매 단으로부터 중국 돈 1,000원~2,000원(미화 150~300달러)을 받습니다.

그리고 중국 국경 쪽에서 탈북 여성들을 넘겨받는 인신매매 조직들은 여성 한 명당 중국 돈 3천~5천 (미화 500~800달러)원씩 넘겨받아 내륙지방 인신매매 단에게 중국 돈 8천~1만 원(미화 1200~1500달러)가량에 팔아버립니다. 탈북 여성들이 돼지나 소 한 마리 가격에 팔리는 셈입니다.

MC: 네 북한에서 살때는 부모의 소중한 딸이고 또 자녀들 둔 어머니일텐데 짐승처럼 팔려다니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운데요, 이런 탈북 여성들이 중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을텐데요, 이번에 취재를 하시면서 주로 어느 지방을 돌아보셨나요?

정영 : 저는 이번에 탈북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탈북자 인권 단체의 소개를 받아 그들을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제가 만나본 탈북 여성들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 흑룡강성과 산동성 지방에 많이 팔려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흑룡강성 목단강시를 돌아보았는데, 김은희씨는 그곳에 탈북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영: 한 마을에요,

김은희: 그 전날에는 아홉 명이 있었습니다. 하나, 둘, 셋... 9명, 우리 북한 여자만,

정영: 그러면 그 마을 주민이 전체 얼마나 살고 있습니까,

김은희: 마을이 크지 않습니다. 한 300세대 되는가,

MC : 인신매매를 당해 중국에서 살고 있는 북한 여성들의 생활은 대체로 어떻던가요?

정영 : 중국이 살기 좋다고 두만강을 넘어온 탈북 여성들은 대체로 가난한 사람들이나, 장애인들에게 팔려갑니다. 가난한 신체 장애인에게 팔려간 김은희 씨의 경우에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중국생활이 북한보다 훨씬 못하다고 호소합니다.

김은희: “이렇게 잡아서 무조건 걷어놓는데 어느 사람이 중국에 살기 싫어 조선에 나가고 싶어도 못나갑니다. 지금 누구 나다 같은 심정입니다. 우리 집 살림이 조선(살림)보다 못합니다.”

이 여성은 두만강을 넘자마자 인신매매의 덫에 걸려 어느 한 정신지체 장애인에게 팔려갔습니다. 거기서 천신만고 끝에 도망쳐 나와 만난 사람도 역시 팔을 쓰지 못하는 신체장애자였습니다. 그러나 3년 뒤, 불행하게도 그 신체장애자 남편도 나무에서 떨어져 사망했습니다. 현재 김은희 씨는 그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 2명과 후에 만난 중국인과의 사이에서 1명을, 이렇게 아이 3명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은희 씨는 돈이 없어 이들 3명을 다 호구(중국 호적)에 올리지 못하고 무국적 아동으로 남아있습니다.

MC : 네 그렇군요, 중국에서 국적이 없는 그러니까 무국적인 상태의 아동들은 아무래도 많은 불이익을 받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정영: 중국에서는 호구가 없으면 중학교도 다닐 수 없고, 의료지원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대학에는 갈 수 도 없거니와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도 없습니다.

MC : 그러니까, 탈북 여성으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은 국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어머니가 겪었던 불행을 대대로 물려받는다는 그런 이야기군요.

정영:
그렇습니다.

MC: 21세기 첨단 문명시대에 사람이 짐승 가격에 팔려 다닌다는 사실을 현지에서 확인하시고 같은 탈북자 출신으로 여러가지 착잡한 심정이셨을거 같은데요 이번에 취재를 하는 동안 어떤 심정이셨습니까?

정영: 저는 이번에 중국취재를 하면서 남한과 북한, 그리고 중국에서의 인권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한에서는 여성의 인권이 존중되면서 여성의 사회적 활동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중국에서는 북한 여성들이 짐승 가격에 팔려 다니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 여성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인신매매되는 것을 자신의 숙명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화 씨는 인신매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신매매를 당했지만 배고픔을 면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인권문제도 배고픔과는 타협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탈북 여성들은 국경을 넘으면 반역자가 된다는 죄의식에 인신매매 당해도 어쩔 수가 없고,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될까봐 인신매매를 당해도 반항할 수 없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탈북 여성들의 인권이 보장되려면 우선 배고픔부터 해결되어야 하고, 그 다음에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줄 알고, 자신들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가하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MC: 네, 정영 기자, 중국 현지 취재 수고하셨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MC : 지금까지 탈북자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중국 현지를 취재하고 돌아온 정영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눴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특집 ‘중국속 북한인, 비극의 현장을 가다’ 는 내일부터 모두 여섯차례에 걸쳐 방송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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