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휴대전화를 통한 외부 정보 확산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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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학생의 영상메시지에 일본 캐릭터와 한국식 표현 등장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평양을 중심으로 손전화기 사용자 급증

- 2005년경부터 정책적으로 전화․IT 보급․확산

- 휴대전화로 자연스럽게 외부 문화․정보 접해

- 손전화기 사용 증가할수록 외부 정보도 늘어날 듯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11년 6월에 촬영한 평양 거리.

금시계를 차고 머리를 빗어 넘기며 한껏 멋을 낸 젊은 남성이 손전화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3년 3월에 촬영한 평안남도 평성. 남성 한 명이 손전화기를 통해 누군가와 열심히 대화를 하고 있고요, 다른 남성은 손에 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에서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은 매우 익숙하고 자연스러운데요, 북한이 이집트 통신업체인 ‘오라스콤’과 합작해 북한의 휴대전화 서비스업체인 ‘고려링크’를 설립한 이후 손전화기 보급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또 고려링크에 가입한 북한 주민은 2015년 말까지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평양을 중심으로 북한에 휴대전화와 디지털 기기가 정책적으로 도입된 시기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5년에 촬영한 함경북도 청진에는 ‘정보통신기술판매소’가 있었습니다. 전화나 컴퓨터를 판매하는 곳이었는데요, 2000년대부터 북한 전역에 광케이블을 설치하면서 전화를 사용하는 세대가 많이 늘었습니다.

당시 ‘정보통신기술판매소’ 내부를 들여다봤는데요,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와 CD 등이 진열돼 있습니다. 촬영자와 판매소 직원의 대화를 들어보면 특별히 등록하지 않고도 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 그런데 이거 그냥 쓰지 못하지? 등록해야 하지?

[판매소 직원] 등록할 게 있습니까?

이곳에서는 컴퓨터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 여기에서 컴퓨터는 안 파나?

[판매소 직원] 컴퓨터는 요 아래...

2005년 당시 함경북도 청진에는 ‘청진정보봉사판매소’, ‘함경북도과학기술통보소’ 등 컴퓨터․정보통신 관련 사업소도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이 이곳에서 컴퓨터를 사거나 배울 수 있고, 돈을 내 컴퓨터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요,

동영상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게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PC방과 같은 풍경입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에서 손전화기가 대중화되면서 외부 정보를 북한 내에 확산하는 도구가 됐다고 분석합니다.

한 예로 북한의 여중생이 만든 휴대전화의 영상 메시지를 살펴봤는데요, ‘아시아프레스’가 평양에 거주한 취재협조자로부터 입수한 휴대전화에는 휴대전화로 보낸 몇 가지 동영상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인 중학생의 생일축하 메시지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예쁜 여학생의 그림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친구야 생일 축하해!"

"너에게 전하고 싶은 하많은 말 있지만"

"넌 나의 둘도 없는 존재야!"

"저 하늘에 반짝이는 별님과 같이"

"너의 눈이 항상 반짝이고"

"지망한 대학 찰떡같이 딱 붙어야 해! "

"너의 미래가 창창하길"

"기도할게"

"친구야...사랑해!! "

"17살 순정, 너의 딱 친구로부터..."

[Ishimaru Jiro] 아주 간단한 동영상 메시지입니다. 소녀의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 문장이 조금씩 바뀌거든요. 이런 식으로 중국을 통해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쓰이는 여러 소프트웨어가 2010년 이후에 많이 들어갔답니다. 친구들끼리 특별한 생일이나 결혼, 신년인사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주고받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주고받으며 자기도 모르게 정치적인 표현이 담긴 문구가 사용됐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영상 메시지에 등장하는 소녀는 일본 만화의 인물입니다.

동영상에 나오는 소녀의 모습이 제작 프로그램에 내장된 것인지, 실제로 중학생이 그린 것인지, 혹은 타인과 공유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만큼 북한 손전화기의 프로그램이 일본 또는 한국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특히 여중생끼리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 메시지에는 ‘기도할게’라는 위험한 표현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평양 출신의 탈북자는 ‘기도할게’란 말은 북한에서 종교적 언어로 간주하고 메시지를 받은 상대방은 당연히 기도 대상을 ‘하나님’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신의 존재와 종교적 기도를 허용하지 않는 북한에서 이 표현은 정치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기도한다’는 것은 종교적인 말이 아닙니까? 그런데 중학생들이 종교적 색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도한다’는 것이 꼭 종교적인 표현은 아닙니다. ‘빕니다’ ‘원한다’ 등 드라마나 일반 대화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일반적인 표현이 아니지만, 한국 드라마가 많이 유입되면서 퍼진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물론 미국이나 한국에서 '기도한다'라는 표현은 종교적 의미가 없이도 사용되고 있고 여러 매체에서도 자연스럽게 등장하지만, 북한의 중학생이 '기도한다'라는 위험한 말을 당국의 감시에 노출된 문자 메시지에 쓰는 것은 몰래 북한에 유입된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북한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상당히 확산해 보급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풀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어리고 표현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중학생 사이에서 ‘기도할게’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오늘날 북한에서 손전화기는 중요한 통신 수단의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비록 인터넷 접속이 자유롭지 않고, 사진과 동영상, 음악 파일 송수신 등도 불가능하지만, 북한 주민의 장사활동에 휴대전화가 필수품이 되었고, 심지어 ‘터치폰’이라 불리는 스마트폰이 지금도 한 대당 수백 달러에 팔리고 있는데요,

손전화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외부 문화의 유입․내부 정보의 유출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또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적지 않은 북한 주민이 휴대전화를 통해 한국 음악과 문서 등 외부 문화․정보 등을 공유하면서 영향력이 확산했는데요, 북한 당국에 이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Ishimaru Jiro] 휴대전화라는 미디어가 들어가면서 단속이 시작됐고, (북한 주민은) 단속을 피해 새로운 이용방도를 생각하는 것을 반복해 왔습니다. 지금도 북한 당국은 휴대전화를 아예 없앨 수 없으니까 어떻게든 휴대전화가 정보 확산의 수단이 되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을 연구할 겁니다.

하지만 이미 북한 내부로 전해진 외부 정보와 문화의 영향력은 북한 주민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확산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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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호

서울시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

Jun 29, 2016 09: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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