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파된 맨홀에서 물을 구하는 주민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3.10.10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인 물! 물은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자원이지만, 아시아에서 다섯 명 중 한 명은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습니다. 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데 반해 세계의 절반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연중기획 <물 프로젝트>를 통해 북한의 물 부족 상황과 식수 사정 등을 전해드립니다.

<동파된 맨홀에서 물을 구하는 주민들>
- 도로 한복판에 양동이를 들고 모여든 북한 주민
- 맨홀 뚜껑 열고 동파된 수도관의 물 퍼올려
- 자동차 지나가는 위험 속에서도 물 긷는 데 열중
- 탈북자 “지금도 도시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현상”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살펴봤습니다.

촬영된 시기는 2000년 3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여전히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도로 한가운데 북한 주민이 모여 있습니다. 10명이 넘게 모인 북한 주민의 손에는 물 양동이가 들려있고, 주위에도 양동이가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땅속에서 물을 긷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이 추운 겨울철에 동파된 수도관에서 터져 나온 물을 퍼 올리는 모습입니다. 양동이 손잡이에 줄을 매달아 마치 우물물을 긷는 것처럼 땅속에서부터 물을 퍼 올리는데요, 북한 주민의 손길이 아주 분주합니다.

물을 긷는 주민 옆으로 차들이 지나가 위험하지만 주민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물을 퍼 올리는 데 열중입니다. 아예 수레를 끌고 온 북한 주민의 모습도 보이고 심지어 아이들까지 바가지를 들고 모여드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북한의 수도관이 오래 쓰다 보니 많이 낡았습니다. 그래서 추운 겨울에는 꽁꽁 얼어서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럴 때는 주민이 도로 중심까지 나와서 맨홀 뚜껑을 열고 물을 길어 운반하는 모습을 지금도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도로 한복판에서 맨홀 뚜껑을 열고 물을 구하는 모습은 생소하기까지 한데요,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도시에서는 지금도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저도 동영상이 촬영됐을 때 처음 봤는데요, 최근 탈북한 분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도시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차라리 지방이나 중․소도시에서는 수도 시설을 포기하고 우물을 만드는데, 수도시설이 되어 있는 도시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들었습니다.

낡은 수도시설과 미흡한 관리로 추운 겨울철에도 제대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모여드는 북한 주민의 모습에서 열악한 북한 식수사정의 실상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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