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탈북 대학생들 강화도 탐방] “마니산 올라보니 남북이 한뿌리 실감”

강화-노재완 xallsl@rfa.org
2010.06.30
사진은 여름방학을 맞은 탈북 대학생들의 강화도 역사탐방 모습.
RFA PHOTO/ 노재완
MC: 여름 방학을 맞아 탈북 대학생들이 강화도 역사탐방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단군 성지로 유명한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도 올라 남과 북이 단군의 자손임을 일깨웠다고 하는데요.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이곳은 강이 아니고, 바다입니다.”

한반도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 서해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강화도는 선사시대의 유적부터 고려시대를 거쳐 최근 세상의 흔적까지 그야 말로 ‘지붕없는 박물관’입니다. 유서 깊은 역사 관광지인 만큼 한국에선 강화섬을 찾는 탐방객들이 무척 많습니다.

탈북 대학생 40여 명도 6월 25일 오전 9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모여 1박 2일 일정으로 강화도 탐방에 나섰습니다.

이번 탐방은 북한전략센터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이번 행사는 우리 탈북 대학생들이 우리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익히고 바로 알도록 하기 위해 기획된 것입니다. 특히 우리 민족의 뿌리와 관련해서 단군 할아버지의 자취가 어려 있는 마니산 참성단을 방문해서 남과 북이 뿌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안내원의 전등사 설명) “이 전등사도 굉장히 오래된 절입니다. 삼국시대 지은 절이거든요. 좀 더 들어가서 하나 하나 설명드리겠습니다”

탐방단은 맨 먼저 강화도로 들어가는 초지대교를 통해 전등사에 도착해 대웅전과 범종 등 문화재를 관람했습니다. 전등사는 강화도 삼랑성 안에 위치한 전통사찰의 하나로 외침이 있을 때 사서를 보관한 사찰로 유명합니다. 삼랑성은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 있을 때 병인양요, 신미양요에 대해서 배우셨나요?

탈북 대학생: 아니요.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김정일이 자란 내용만 배우지 이런 거 안 배우죠..

전등사를 관람한 탈북 대학생들은 마니산으로 향했습니다. 마니산에 도착한 탐방단은 곽밥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오후 1시부터 마니산 관리사무소를 시작으로 산행에 들어갔습니다.

(안내원의 마니산 유래 설명) 단군 성지로 알려진 강화도 마니산은 최고봉이 해발 469 미터이며 최고봉에서 조금 떨어진 산자락에 한반도의 시조인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참성단이 있습니다.

마니산은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을 잇는 중간점에 위치하기에 한반도의 배꼽에 해당하며, 한 때, ‘겨레의 머리가 되는 성스러운 산’이라는 뜻으로 머리의 옛말인 ‘마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날 산행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더웠습니다. 출발부터 땀으로 온몸을 적신 탈북 대학생들은 산행 내내 가쁜 숨을 내쉬며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탈북 대학생: 다리가 거의 끊어질 것 같아요.

기자: 끊어질 것 같아요?

탈북 대학생: 계단이다 보니까 규칙적으로 걷는 게 힘듭니다.

기자: 조금만 더 올라가세요. 쉬는 데 있으니까 힘내세요.

산행한 지 1시간 정도 됐을까. 탈북 대학생들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산 정상을 밟습니다.

(하나 둘 셋, 야호~~)

함북 회령이 고향인 박혜정 양입니다.

박혜정: 올라오면서 많이 힘들었잖아요.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이렇게 정상까지 올라왔네요. 바로 우리 성과물도 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 산 정상 올라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박혜정: 네, 같이 수고하셨습니다.

정상에서 본 참성단의 상단은 하늘을 나타내는 원모양을, 하단은 땅을 나타내는 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해 마다 참성단에서는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날인 10월 3일 제사를 지내며, 전국체육대회 때가 되면 성화가 채화됩니다.

마니산 산행을 마친 탐방단은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탐방단은 강화 섬 최북단 해안에 위치한 평화전망대로 이동했습니다.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여 강화만으로 흘러드는 곳에 위치한 강화도 평화전망대는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망원경을 보지 않고 육안으로도 북한 마을 곳곳을 볼 수 있습니다.

2008년에 개관한 평화전망대는 입구에서 언덕 위 전망대까지 걸어서 불과 3분 정도. 언덕 위 전망대에서 북녘 땅을 바라보던 황해도 연백 출신의 김성진(가명) 군은 잠시 고향 생각에 잠깁니다.

김성진: 이런 곳에 오게 되면 옛날 생각이 나서 친구들이 무척 보고 싶어집니다.

기자: 지금도 친구들이 고향에 다 있겠죠?

김성진: 예, 물론이죠. 올해 다 제대해서 고향으로 다 왔을 겁니다. 친구들이 제일 보고 싶어요.

기자: 방향으로 보면 저쪽이겠네요?

탈북 대학생: 예, 그렇죠.

평화전망대를 끝으로 강화도 역사탐방을 마친 탈북 대학생들은 통일의 그날까지 열심히 살자며, 북녘 고향을 향해 힘껏 함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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