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남북한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

워싱턴-김윤주 인턴기자 kimyu@rfa.org
2015.07.17
job_prepare_b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음악: 옥상달빛- 없는게 메리트 / 이한철 – 슈퍼스타

윤주: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RFA자유아시아방송 인턴 기자 김윤주 입니다. 일을 한다라는 것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것을 넘어서 자아를 실현하고 자기계발 하며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 사정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일을 구하는 것 조차 어려워 지고 있고 그에 따라 결혼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과 내일 두 차례에 걸친 특집방송을 통해 남한과 북한의 취업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 시간으로 남북 젊은이들의 대학 생활과 취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자 하는데요, 저와 함께 대화를 나눌 손님으로WEST프로그램, 즉 한미취업연수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일하고 있는 김대곤씨, 이시훈씨, 조희선씨 3분이 함께 합니다.

Music Up

윤주: 여러분 안녕하세요.

All: 안녕하세요.

윤주: 청취자 분들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 드릴게요.

시훈: 안녕하세요. 저는 워싱턴 DC 소재 존스홉킨스 한미연구소에서 인턴 중인 이시훈이라고 합니다.

대곤: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김대곤이라고 합니다.

희선: 안녕하세요. 저는 워싱턴에서 인턴생활 중인 조희선이라고 합니다.

윤주: 자~ 여러분의 미국에서의 인턴생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죠?

ALL: 네~

윤주: 이 중에서는 미국에 남아서 2차 구직을 하는 분도 있고 한국으로 돌아가 취업을 준비할 분도 있을 텐데요. 오늘 저희 또래 친구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주제인 바로 취업을 가지고 남한과 북한을 비교해 보고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먼저 남한과 북한의 평균적인 구직시기가 궁금한데요. 남한에서는 보통 언제쯤 직장을 구하나요? 시훈씨가 먼저 얘기해주시죠.

시훈:  한국을 예로 들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남자인 경우는 2년간 군대를 마친 뒤 바로 취업을 했다고 가정할 때 26살 때 취업을 하겠네요.  하지만 요즘은 취업이 어려운데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기준들이 높아서 학점관리뿐 아니라 영어점수, 봉사활동, 인턴경험, 어학연수, 각종 자격증 등을 준비하느라 취업이 더욱 늦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주: 희선씨 그러면 북한은 어떤가요?

희선: 남성의 경우는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입대를 하고 군복무를 10년간 하게 되요. 출신성분이 나쁜 경우 바로 탄광이나 고향에서 농사일을 하게 되죠. 여성의 경우는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협동농장에서 일을 하거나, 탄광에서 사무직 일을 하게 됩니다. 취업을 한다는 의미는 생활전선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라고도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북한은 정말 어릴 때부터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경우가 많죠.

윤주: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남한에서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되나요? 대곤씨?

대곤: 남한에서는 기본적으로는 학교생활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말해주는 지표인 학점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대학 내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 등을 얼마나 성실히 했는지도 중요하고 높은 어학점수도 기업에서 요구하는 사항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희선: 그리고 저희가 지금 참가하고 있는 해외인턴도 나중에 취업을 할 때 큰 도움이 되죠. 인턴은 취업 전에 실무경험을 쌓는 기회잖아요.

시훈:  그리고 학교도 중요하지만 전공도 취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이전에는 경영학과가 취업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공대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이 이공계 출신 채용 비율을 높이거나 우대하고 있고요.  특히 공대생 중에서도 일명 ‘전화기’라고 해서 전자, 화학공학, 기계를 전공한 학생들이 취업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윤주: 한국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말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취업을 위해서는 기존의 학벌, 학점, 영어점수인 토익, 어학연수경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 경험뿐만 아니라 봉사활동, 성형수술까지 해야 하는 9종스펙, 즉 자격 또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하네요. 물론 이 말에는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취업을 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야 되는 지를 알 수 있네요.

시훈:  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취업을 앞두고 스펙을 쌓기 위해서 휴학하는 경우가 많아요.

윤주: 희선씨, 북한에서도 남한처럼 취업을 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하나요?

희선: 북한에는 남한처럼 취업경쟁이 존재하지 않아요. 북한에서는 국가에서 직업을 배정해 주기 때문에 한국처럼 스펙을 쌓을 필요가 없어요.

윤주: 아 그렇군요.

윤주: 남한과 북한에서는 구직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대곤씨가 먼저 말씀해 주시죠.

대곤: 남한에서는 보통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서 기업에서 채용공고를 내는데요, 이 때 본인의 이력서를 작성을 하고 기업에 제출을 하게 됩니다. 이때 서류가 통과 되면 면접을 거치게 되고 여기서 합격을 하면 최종합격이 되는 거죠.

시훈: 그리고 면접 때는 보통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고 여러 지원자들과 한 조를 이루어 정해진 시간 동안 면접관들과 면접을 보게 됩니다.

윤주:  여러분들도 한미취업연수프로그램에 합격해 미국에 오기 위해서 면접을 봤었고, 또한 여기 미국에서 인턴, 즉 기간제 일을 구하기 위해서 면접을 봤었죠?

ALL: 네~

대곤: 저 같은 경우는 직접 가지 못해서 영상전화로 면접을 봤어요. 미국 같은 경우는 땅이 워낙 넓어서 직접 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면접을 보는 게 흔한 것 같아요.

윤주: 이렇게 한국이나 미국,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사람을 채용할 때 서류를 심사하고 그 다음에 면접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희선씨, 북한은 어떤가요?

희선:  북한에서는 이력서가 존재하지 않아요. 북한에서는 무조건 당이나 국가가 책임지고 일정한 직업이나 직종에 배치를 해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북한은 아직도 성분과 토대를 제일 우선시하는 철저한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토대가 나쁜 사람은 대학도 갈 수 없고 직장을 배치를 받을 때도 가정환경에 따라 배치장소가 좌우 되요. 부모가 농촌 근로자로 일하면 농촌 근로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윤주: 그러면 잘사는 집 자제들은 좋은 직업을 갖기 수월하겠네요?

희선: 그렇죠, 권력을 쥔 간부의 자식들은 능력과 지식이 부족해도 얼마든지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고 심지어는 간부로 등용될 수도 있어요.

윤주: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남한은 어떤가요 대곤씨?

대곤: 남한에서도 부와 직위를 세습 받는 일부 재벌 자재들을 제외하고는 개인들이 직업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있는 것 같아요.

희선: 하지만 북한에도 시장경제체제가 유입되면서 직업은 형식상에 불과해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강철공장 노동자라 하더라도 밀수나 장사를 해서 돈만 많으면 보안원도 비위를 맞추죠.

윤주: 아 그렇군요. 방금 전 희선씨께서 북한 정부에서 사람 들을 직장에 배치 해준다고 해셨는데, 그렇다면 북한에는 실업자가 존재하지 않겠네요?

희선: 그렇죠, 북한에서는 학업을 지속하는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부모님의 일을 이어받거나 공장에 배치 받기 때문에 실업자는 없죠. 하지만 봉급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재 때 나오는가가 문제죠.

윤주: 어느 나라나 좋은 대학에 가면 어느 정도 취업이 보장되는데 한국에서 최고의 대학이라고 하면 서울대를 꼽는데 북한은 어떤 대학이 최고로 꼽히나요?

희선: 북한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 공업대학, 평양외국어대학, 강건종합군관학교 등이 최고의 명문 대학의 꼽힙니다.

윤주: 남한의 학교에 비교하자면 북한의 대학들은 어디에 비교할 수 있을까요?

희선: (남한의 대학과 비교를 하자면) 김일성 종합대학은 북한의 서울대학교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김책공업대학은 과학분야의 북한 최고 명문대로 남한의 카이스트 정도 되겠구요.

윤주: 그렇다면 남한과 북한에서는 이러한 명문대학에 입학하려면 어떠한 시험을 치러야 되고 어떤 자격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지 궁금하네요. 시훈씨 남한에서는 어떤 시험을 치르죠?

시훈: 남한에서는 매년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시험을 치르는데요 .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야 하는 것을 물론이고 요즘에는 학교 내신성적, 논술과 면접 각종 외부활동 내역들까지도 평가요소에 들어가서 학생들의 부담이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윤주: 희선씨, 북한은 어떤 시험을 치르나요?

희선: 북한의 고등중학교 졸업생은 3월에서 4월 사이에 대학진학을 위한 예비고사를 치르고 6월에 본고사를 치르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시험 성적보다는 집안배경과 뇌물이 크게 작용해요.

윤주: 북한에서는 집안 배경과 뇌물이 땔래야 땔 수 없군요. 남한에서는 시험을 통해 사람을 뽑으니 북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셈이군요.

윤주: 그렇다면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먼저 남한에서는 어떻게 하죠, 시훈씨?

시훈: 남한의 경우에는 자기가 목표했던 곳 보다 하향 지원해서 자신의의 점수에 맞춰서 가거나 다시 한 번 수능시험을 치릅니다. 이를   재수라고 하는데요.  만약 세 번째로 수능시험에 도전할 경우 이를 삼수라고 하구요, 또는 수 년간 대입시험을 치르는 장수생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윤주: 희선씨, 북한에도 재수의 개념이 존재하나요?

희선: 북한에서는 대학시험에 떨어진 학생들은 바로 군대에 배치를 받기 때문에 재수는 생각조차 할 수 없어요. 하지만 5년 이상 사회 생활이나 군대 생활을 하고 나면 해당 기관의 추천을 받아 대학 응시 자격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도 역시 쉬운 일은 아니죠.

윤주: 그러면 다시 취업 얘기를 해보죠. 직장을 구할 때 본인의 역량보다는 주변환경이 영향을 미칠 때가 많은데요, 특히 학연과 지연이 큰 역할을 할 때 가 많죠? 남한은 어떤가요?  시훈씨?

시훈:  제 생각에는 학연과 지연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그리고 특정 회사에 입사하고 난 이 후에야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취업 과정 자체에는 본인의 학벌, 본인의 역량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학점, 대외활동, 어학점수 그리고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의 질문에 센스 있게 답하는 능력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대곤:  네, 저도 들은 얘기지만 같은 능력을 가졌거나 점수에서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 학교나 출신지역을 보고 뽑는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윤주: 아직까지 지원자의 출신지가 어디인지를 보고 차별하는 경우가 남아 있군요.  희선씨, 북한도 학연과 지연이 직업을 구하는데 영향을 미치나요?

희선:  북한에서는 직장 배치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준이 바로 출신성분과 당성과 같은 정치적 기준이구요 여기에 부차적으로 학력, 실무능력 등이 고려되요.

윤주: 그렇다면 북한과 남한에서 선호하는 직장이나 직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북한은 어떤가요? 희선씨?

희선: 북한에서 예전에 인기 있던 직업 1순위는 ‘당 간부’ 혹은 ‘행정관료’ 였어요. 하지만 현재는 장마당이 활성화되고 시장경제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어떤 직업이든 외화를 벌 수 있는 직업이 선호되고 있어요. 그래서 외화를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인 외교관, 무역일꾼, 외항선원들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윤주: 시훈씨, 남한에서는 어떤 직업을 선호하나요?

시훈: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꿈꾸는 직장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대기업인 것 같습니다.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입사하는 것이 거의 대다수 학생들의 염원이죠. 그럼에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친구들은 공무원시험, 로스쿨, 해외 유학 등의 다른 대안을 찾기도 합니다.

윤주: 요즘은 한 곳에서 정년까지 일하기 보다는 경력을 쌓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남한에서도 미국처럼 본인이 능력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죠?

대곤: 네, 남한도 요즘에는 한 곳에서 계속 일하는 것이 아니라 몇 년 후에 다른 곳에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 곳에서 계속 일하는 것보다 여러 곳으로 이직을 많이 하는 경우가 일정수준이 지나고 나면 지위나 연봉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는 다고 하네요.

윤주: 희선씨, 북한에서도 이직이 가능한가요?

희선: 북한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더 큰 직장으로 이동하거나, 뇌물을 주고 직장을 옮길 수 있어요.

윤주: 아 그렇군요. 엄격히 통제된 사회라 이직이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본인의 능력을 인정 받으면 더 나은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긴 하군요.

윤주: 지금까지 남한과 북한의 취업에 대해서 얘기해 보았는데요, 여러분들은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먼저 대곤씨의 꿈은 무엇인가요?

대곤: 제 전공은 컴퓨터공학과라 프로그래머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컴퓨터에는 너무나도 많은 분야가 있어서 아직까지 어떤 분야로 가야겠다는 명확한 목표는 없는 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제가 잘하는 걸 일로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윤주: 희선씨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희선: 저는 한국에서 조리학과를 졸업했어요. 저의 경우 한국으로 돌아가면 대학원 진학을 해서 조리교육과 영양학이라는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어린 아이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대학원을 졸업하고 개발도상국에서 어린아이들이나 여성들을 대상으로 영양교육, 식품안전교육, 식품위생교육과 같은 것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 조리학교를 세우고 싶어요.

윤주: 시훈씨는 국제관계학을 공부하셨는데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갖길 원하나요?

시훈: 저는 국제정치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습니다. 두 학문과 제 관심사가 일치하는 분야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인권’에 대해 더 공부를 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우선은 요즘 한창 이슈인 북한인권문제를 비롯하여 세계 곳곳의 인권문제, 난민문제 등에 개입하는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위가 반드시 필요하기에 곧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입니다.

윤주: 얘기 잘 들었습니다.

Music

윤주: 이 시간에는 남과 북의 대학생이 한 곳에 모여 대학 생활과 취업에 대해서 얘기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남과 북의 결혼문화와 결혼제도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인턴기자 김윤주였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