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북-중 국경을 가다]② 한적한 세관

2009-11-03

MC: 북한의 무모한 핵개발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대북제재가 발효되면서 북한의 대외수출 규모는 크게 줄었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중 국경지역에 취재기자를 파견해 총 다섯 차례에 거쳐 북중교역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보내드립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북한의 대표적 대외 무역 창구인 단동지역에서의 북-중 교역실태를 보내드립니다.

<압록강 다리 앞, 사람들 말소리>

기자가 10월 하순 단동 세관에 도착했을 때는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뿌리고 있었습니다. 북중 친선다리인 “중조우의교(中朝友宜橋)”위로 중국 차량 두 대가 북한쪽으로 나아갑니다. 단동세관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빼고 평일에는 정상적으로 운영됩니다.

<세관 앞마당>

세관 앞마당에는 료녕성 번호판을 단 중국차들이 적재함을 방수포로 가린 채 북한으로 가기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 차량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적재함 위에 흰 색깔의 광석을 실은 ‘평북 38-7548’번호를 단 차량 한 대가 세관 한 마당에 서있습니다.

기자: 조선차가 얼마 없네요?

김상민: 얼마 없어요.

기자: 저건 뭔가요?

김상민: 글쎄 뭔지 모르겠네...

기자: 돌멩이 같은데요. 돌소금인가?

김상민: 저건 오늘 나갈 차들이고... 아침에 들어왔다가 오후에 나가는 차들인데... 평북 차번호를 단 것들이...

최근 들어 단동시내에서는 북한 번호를 단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단동시 진흥구(振興區)에 위치한 북한 물류창고. 구질구질 내리는 비 탓인지 화물창고 앞에는 차량 두 대밖에 보이지 않고, 그나마 냉동탑차에 실린 화물이 무슨 물건인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취재팀은 물류창고 인근의 한 정부기관에서 근무하는 조선족 박성근(가명)씨를 만나보았습니다.

기자:
요즘 어떤 물건이 들어옵니까,

박성근: 쇳가루(광물), 약초, 산채, 박스 같은 것을 실은 차들이 이따금 창고에 들어와요.

그중 박스가 잘 팔리는데 박스 차는 그날 들어왔다가 그날로 돌아가요. 중국 단동에서 광물 무역을 하는 북한 무역업자는 요즘 북한에서 들여오는 금정광, 은정광 이 프로수가 낮아, 즉 함량이 낮아 중국에서 잘 사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북한 광석업자의 반응>

‘중조우의교’ 위로 공산품과 식료품을 가득 실은 중국차들이 북한쪽으로 나갑니다. 어젯밤 밀수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것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단동세관 면세점>

기자: 명태 한 마리에 가격이 얼마입니까.

판매원: 한 마리에 10원이요.

세관 판매원은 북한 명태 한 마리에 중국 돈 10원(북한 돈 5천원)이라고 응대합니다. 북한의 유명한 고려인삼도 눈에 띕니다.

김상민:
이건 해외에 수출하기 때문에 질이 괜찮아요.

기자:
(판매원을 보고) 이건 얼마입니까?

판매원:
200원이요.

중국 판매원은 고려인삼 한통에 중국 돈 200원(미화 30달러)이라고 말합니다. 단동에 거주하는 현지 중국인들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얼마 전 평양을 다녀간 뒤에 북-중 교역이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현재까지는 지난날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합니다.

<단동세관 입국 검사대>

오후 4시경. 북한에서 막 들어온 ‘평양-베이징’ 국제열차에서 내린 한 무리의 여행객들이 입국 검사대에서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행여나 가슴에 김일성 초상휘장을 단 사람이 있는가 눈여겨봐도 북한 사람 그림자라곤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기자: 북한 사람은 안보이네요.

김상민: 글쎄 보이지 않네요.

기자:
(여행객에게) 기차를 타고 들어왔어요?

여행객: 예.

기자: 저기 북한 사람들이 없어요?

여행객: 우린 보지 못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난 5월 중순부터 중국에 들어오는 북한 사람들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김상민 씨는 말합니다. 유엔대북제재 탓인지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중국 친척방문도 불허하고 있습니다.

<기차소리, 중국인들 말소리>

기자가 두 번째로 찾은 곳은 길림성 훈춘시 권하(圈河)세관. 권하세관의 맞은편에는 함경북도 은덕군 원정세관이 있습니다. 이 두 세관을 통해 중국 동북지방에서 나온 물량이 나진항으로 나갑니다. 지난 90년대 초 북한이 나진선봉지구를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하면서 세계는 북한이 향후 대외개방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지만, 십 수 년이 지난 지금도 한적하기만 합니다.

<권하 세관 앞>

기자: 북한에서 수출품이 들어옵니까?

정찬모: 그저 수산물밖에 안 들어옵니다.

기자: 농산물 같은 것은 안 들어옵니까?

정찬모: 안 들여와요. 북한이 중국보다 더 비싼데요. 수지가 안 맞아서 안 들여와요.

북한과 무역을 하고 있는 조선족 상인 정찬모(가명)씨는 권하 세관을 통해 북한에서 수산물은 이따금씩 들어오지만, 고사리와 산채 등은 중국보다 가격이 비싸 들여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송이버섯은 특별히 통제품이라고 합니다.

기자:
송이버섯은 좀 들어옵니까?

정찬모: 조선에서 송이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조금씩 핸드백에 넣어가지고 다니면 몰라도, 송이하고 기름 개구리 같은 것은 세관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옛날에 원정 세관 옆에 시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없애버렸어요. 다 폐지해버렸어요.

정찬모 씨는 핵실험 이후에 북한이 무역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해서 중국 상인들이 북한 장사를 하는데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올해 초봄부터 중국차들의 국내 입경을 막기 위해 북한은 원정세관 근처에 보세창고도 지었습니다. 중국 무역 상인들이 차를 타고 북한에 들어가 마구 사진을 찍어대기 때문이라고 정찬모 씨는 설명합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나온 화물을 일단 보세창고에 물건을 부리게 하고 중국차들을 되돌려 보냅니다. 빨간 지붕을 한 원정세관 보세창고 앞에는 멀리에서 봐도 수입화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차소리 버스소리>

기자가 발길을 돌려 도착한 곳은 도문(圖問)세관. 도문 세관은 친척방문을 위해 함북도 사람들이 왕래하는 통로입니다. 오후 4시경,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자 세관문은 닫히고, 접근하지 말라는 변방부대 초소병의 날카로운 경고소리만 들려옵니다.

<도문세관 앞 기념품 상점>

기자: 북한 기차가 요즘 중국에 들어오는가요?

주인:
1주일에 세 번 정도 석탄을 실은 열차가 들어와요. 그 외에 아무것도 없어요.

기자:
다리로 북한 사람들이 들어옵니까?

주인:
친척을 찾아 중국에 온 조선 사람들이 쌀과 감자, 기름 두 통 이렇게 조금씩 가지고 나가요.

기념품 상점이 바로 세관 옆에 있기 때문에 이곳 판매원은 도문세관의 교역실태를 비교적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북한 남양 민가에는 전기불이 빛납니다.

기자: 아, 오늘 저쪽에 전기가 오네요?

주인: 저것은 지난 달만해도 전기가 오지 않았어요. 이제 한두 시간 정도 있다가 정전이 되요.

기념품 상점 주인은 오늘은 남양구가 운이 좋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1시간도 채 못 되어 온 마을은 갑자기 새까매졌습니다.

<도문-훈춘간 버스 안>

북한의 어려운 삶을 말해주 듯 두만강 건너 강냉이 밭에서는 이삭주이를 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언제 풀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올해 농사까지 흉작이라서 대기근이 다가오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들려옵니다.

두만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보니 북한쪽에는 아직도 베지 못한 강냉이 대들이 가을바람에 흐느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길림성 도문시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기자에게 질문하기

아래 양식을 작성하여 질문해 주십시오. 질문들은 승인후 게시됩니다. 곧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를

오디오
오디오 (다운받기)
이메일
뉴스레터
프린트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