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타박상 치료법

봄은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생동감 있는 계절입니다. 얼었던 땅이 풀리듯 우리 몸도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 이완되는데요. 긴장이 풀린다는 거죠. 그래서 자칫 특히 봄에 타박상을 입기 쉽습니다. 오늘은 탈북자 출신 한의사 김진희 선생님과 ‘타박상’에 관해 알아보고 ‘타박상’을 입었을 때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치료법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워싱턴-양윤정
2009.04.01
mc :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진희 선생: 네, 안녕하세요.

mc : 지난주에는 '춘곤증'에 관해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타박상'을 입었을 때 취할 수 있는 치료법과 민간요법에 관해 알아볼 텐데요. 사실 '겨울에 많이 미끄러질 것이다' 이렇게 쉽게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겨울엔 미끄러우니까 조심을 하니까 덜 넘어지는데 오히려 부주위한 탓인지 봄에 미끄러지거나 넘어져서 다치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남한보다 추위가 심한 북한에서는 특히 타박상을 입는 분들이 많죠?

김진희 선생 : 네, 타박상을 입으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북한은 한국보다는 기온이 훨씬 낮고 게다가 추위가 3월 말 고산 지대 같은 경우에는 4월 중순까지도 계속되거든요. 낮과 밤 기온의 차이도 커서 낮에는 녹았다가도 밤이나 새벽에는 그것이 다시 얼어서 미끄러워서 자칫 부주의하면 넘어져서 타박상을 입거나 골절이 될 수 있는 경우가 많죠.

mc : '타박상'은 몸 전체에 입을 수 있는데요. 그리고 '별거 아냐' 이렇게 쉽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타박상’을 입었을 때 병원에 가기보다 집에서 간단히 치료하게 되지 않습니까? 그럴 때 쉽게 치료하는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김진희 선생 : 타박상은 다친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머리 타박이죠. 그 외 가슴이나 배에 타박상을 입을 수도 있고요. 또 손목이나 발목에 타박을 입을 수도 있는데 이때는 흔히 시그러졌다(뼈가 접질리다)고도 하죠. 물론 심하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겠지만 겉으로 아무러한 상처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한번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손목에 타박을 입었거나 손목이 시그러졌을 때에는 환자의 손바닥을 방조(의사나 치료하는 사람)하는 사람의 배에 대게하고 손목을 두 손으로 감싼 다음 배 힘으로 천천히 손바닥을 내밉니다. 그러면 손목 한쪽 굴근(굽히는 근육)이 잡아당겨지면서 시그러진 손목의 긴장이 풀리게 되는데 이런 동장을 3~5번 정도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목에 타박을 입었거나 시그러졌을 때에는 환자를 반듯이 눕힌 다음 두 손바닥을 보조자의 배에 대고 배 힘으로 천천히 내밉니다. 다음에 다리를 약간 벌린 상태에서 다친 쪽 무릎을 직각으로 세우게 하고 다친 쪽 발등을 보조하는 사람의 발바닥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가볍게 밟고 무릎을 천천히 옆으로 넘어뜨리는 방법으로 2~3번 정도 거듭하면 아픔이 덜해지면서 시원해집니다.

mc : 그렇군요. 우리가 흔히 ‘타박상’ 하면 넘어지거나 부딪혔을 때 생기는데 넘어져서 아픈 것도 문제지만 시퍼렇게 멍이 들잖아요. 이제 반소매도 입고 다닐 텐데 멍든 자국이 있으면 좀 창피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남한에서는 멍이 들면 생계란으로 문지르고 그러는데 북한에서는 멍 자국을 어떻게 없애나요?

김진희 선생 : 네, 북한에서도 생계란으로 멍 자국을 없애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북한에서는 계란 구하기가 어려우니까 감자로 멍 자국을 없앱니다. 감자 생것을 짓찧어 다친 곳에 붙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감자의 성분 중에 있는 솔라닌이라는 물질이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으므로 타박상을 입어서 몹시 부으면서 아플 때 이러한 방법으로 치료하면 좋습니다.

또 무나 오이를 갈아서 붙여도 타박상에 효과가 있습니다. 먼저 무를 썰어서 멍든 곳에 붙이고 붕대로 감습니다. 혹은 무 생즙을 내어 술과 반반 섞어 헝겊에 적셔 환부를 하루 10회씩 껍질을 하면 2-3일이면 완치됩니다. 또 무 잎을 푹 삶은 다음 약 천에 싸서 곳에 찜질하면 퍼렇게 멍 자국이 없어지고 통증도 사라지게 됩니다.

무는 나복근(蘿蔔根)이라고 불리는데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따듯하여 폐와 위에 작용합니다. 소화 기능을 돕고, 가래를 삭이고 해독 작용이 있어 담 때문에 해수, 소화 장애에 사용되는 약재입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외용으로 찧어 붙이면 매 맞은 자리가 헐어 곪았으나 터지지는 않고 속으로만 상한 것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돼있습니다.

mc : 무는 여러 곳에 쓰임이 많네요. 먹어도 몸에 좋고요.

김진희 선생 : 네, 한의학에서는 무가 산삼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약재입니다. 또 오이 즙으로 멍 자국을 없앨 수 있는데요. 오이를 강판에 갈아 즙을 낸 오이 2 큰 술과 밀가루 2 큰 술, 식초 1 큰 술을 넣어 반죽한 다음에 적당한 크기로 약 천을 자르고 그 위에 반죽한 것을 골고루 펴서 상처 부위에 바릅니다. 그것을 수시로 환부에 발라 줍니다.

오이는 호과(胡瓜), 황과(黃瓜)라 불립니다. 속에 쌓인 열을 내려주는 청열약(淸熱藥)입니다. 열을 내려 주므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있거나, 눈이 쉽게 충혈되는 것을 치료합니다. 외용으로 쓸 때는 불이나 뜨거운 물에 데었을 때 짓찧어서 붙여 씁니다. 그러나 어혈 때문에 증상에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mc : 멍을 없애는 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군요. 선생님 말씀 들어보니까 맘만 먹으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그런데 선생님 가벼운 타박상을 입어서 멍 자국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간단한 타박상으로 알아서 신경을 안 쓰다 나중에 염증이 생기는 일도 있어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김진희 선생 : 네, 타박상을 쉽게 봐서 그냥 지나치다가 속에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파를 짓찧어서 다친 곳에 붙이기도 하는데요. 이때 마늘이나 생강을 조금 섞어 짓찧어 붙이면 더욱 좋습니다. 파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어서 다치고 나서 국소가 붓고 아픈데 붙이면 효과가 좋은 데다 구하기도 비교적 쉬워서 자주 권장하기도 합니다.

mc :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을 때 보통 찜질을 하잖아요. 어떨 때는 뜨거운 찜질해야 하고 어떨 때는 얼음 찜질할 때가 있고 그러잖아요.

김진희 선생 : 타박상을 입으면 더운물 찜질을 하면서 긴장된 근육을 풀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이렇게 해서는 효과를 보지 못할 뿐 아니라 때로는 아픔이 더해지는 수도 있습니다. 타박을 당하고 나서는 우선 찬물 찜질을 해야 아픔이 사라지고 부었던 것도 잘 내립니다. 근육이 타박을 받으면 그 속의 모세혈관에서 피가 나오고 국소 조직에 어혈이 생기며 붓고 아프기도 하면서 움직일 수가 없게 됩니다. 이때에 찬물로 찜질하면 핏줄이 수축이 되면서 피가 멎고 어혈이 없어지면서 아픔도 멈추고 부기도 내리게 되죠.

먼저 10도~15도의 찬물에 상한 부위를 담그거나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찜질하되 수건은 30초에 한 번씩 갈아대는 것이 좋고 이렇게 한 번에 15분 정도씩 하루 3~4번 하면 3일 정도 지나면 낫게 되죠.

mc : 그 외에 또 다른 찜질 방법이 있나요?

김진희 선생 : 네, 솔잎 찜질입니다. 이 솔잎 찜질은 북한에서 많이 권장하는 치료법입니다. 솔잎을 짓찧어서 깨끗한 거즈에 싸서 타박 입은 부위에 붙이는 방법도 있고요. 또 허리 같은데 삐끗했을 때는 찜 솥에 솔잎을 찐 다음 그 열기가 있는 것을 거즈에 싸서 허리에 두르고 자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녹두를 가루 낸 다음 식초에 반죽하여 상처 부위에 찜질하는 방법이 있고요. 복숭아 잎을 짓 찌어 식초에 반죽하여 찜질하기도 하는데요. 이 복숭아 잎은 어혈을 없애는데 아주 좋은 약재이기도 합니다.

또 치자 찜질 법이 있는데요. 이 치자는 한방에서는 열을 치는 약으로 많이 쓰이는데 특히 염증 치료에 아주 특효죠.

우리가 흔히 광고에서도 많이 보고 병원에 일반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파스의 주재료로 이용되죠. 치자를 짓 찐 데다 따뜻한 술을 넣어 개어 약 천에 펴고 그것을 다친 자리에 2일에 한 번씩 갈아붙이면 부은 것을 내리고 독을 빨리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치자, 겨자, 밀가루를 달걀 흰자위에 개어서 붙이기도 하고요. 치자나 밀가루를 반반씩 반죽하여 술을 조금 넣어서 고루 섞은 다음 부은 곳에 붙이는 방법도 있고요. 치자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어요. 치자는 열을 치는 약이므로 속이 차거나 특히 비위가 허하거나 약해서 평상시에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속이 더 차져서 다른 증상을 가져올 수도 있거든요.

mc : 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김진희 선생 : 네,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북한 청취자 여러분 건강하세요.

mc : 넘어지지 않고 부딪히지 않는 것이 제일이지만 살다 보면 다칠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알아두면 유익한 ‘타박상’ 치료 방법에 관해 김진희 선생님과 얘기 나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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