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개성공업지구 문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에 이어 남한 근로자들까지 철수한 상황입니다. 현재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와 통신 업체 관계자 등 7명이 남아 북한과 밀린 노임과 세금 등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협상이 끝나는 대로 이들도 귀환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 녹색섬유의 박용만 대표를 만나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 계획을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대표님, 안녕하세요?
박용만: 네, 안녕하세요.
기자: 입주 기업 대표로서 할 말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지금의 심정 말씀해주세요.
박용만: 참담하죠. 26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일군 기업이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당혹스럽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걱정이 많습니다.
기자: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남한 인력은 단 7명뿐입니다. 이들마저 철수해 버리면 개성공단이 완전히 폐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용만: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없기를 바라고요. 지금 홍양호 관리위원장님 이하 7명이 남아 계신대요. 홍양호 위원장님이 지혜를 총동원해서 평양 측과 협의를 하고, 좋은 결과를 가지고 내려오시기를 기업인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개성공단 사업 중단으로 입주 기업들의 피해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까지 녹색섬유의 피해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요?
박용만: 글쎄요. 피해 금액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산정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은 매달 부가가치를 생산해서 또 다음 달 생활을 하고, 돌아오는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납품처에 지급한 어음 결제일이 매달 돌아오고, 또 매월 10일이면 근로자들에게 월급을 지급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비용이 끊임없이 들어갑니다. 현금이 돌아야 이것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금 유입 없이 한 달을 버텼습니다. 앞으로 5월, 6월 계속 장기화될 경우 재원이 바닥난 상태에서 어떻게 견뎌낼지 솔직히 걱정입니다.
기자: 혹시 지금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원자재와 제품들이 있나요?
박용만: 네, 지금 공장 안에 설비와 완제품, 반제품, 원부자재 등 해서 많은 재산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기자: 대표님 회사에서는 그동안 어떤 제품들을 생산했습니까?
박용만: 저희는 옷 중에서도 주로 점퍼와 바지 등을 생산해왔습니다.
기자: 입주 기업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재정지원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부분 어떻게 조율할 생각이십니까?
박용만: 저희가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에 간곡하게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 대출을 받고 빚을 증대시켜서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면 기업들은 정말 난감한 지경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재산이 개성공단에 투입돼 있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유지해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점들을 정부가 검토해줘야 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공업지구가 정상화된다면 재가동까지는 얼마나 걸릴 것 같습니까?
박용만: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기술이 없는 북한 노동자들을 교육을 시키는 데만 거의 3~4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숙련도를 높여놨는데요. 공단이 재가동 되더라도 훈련된 이들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처음 시작할 때보다 시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생산활동이 이미 중단된 상태인데다가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가동이 재개된다고 했을 때 그런 점 등이 염려되고 있습니다.
기자: 이건 정말 만약인데요. 개성공단이 완전히 폐쇄된다면 대표님은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일부 기업에선 베트남과 중국 등에서 사업을 다시 한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박용만: 입주 기업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한국과 외국에 생산 기반이 있습니다. 현재 해외나 국내에 생산 기반이 있는 기업들은 말씀하셨듯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들 기업도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중 하나는 포기하고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대표님 회사는 해외에 공장이 없나요?
박용만: 네, 저희는 없습니다. 국내에서 사업하다가 개성공단이 조성되면서 거기에 모두 투자했습니다.
기자: 그러면 한국에는 생산 기반이 없다는 얘기네요?
박용만: 네,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른 공장 시설을 빌려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수백 명이 하던 일을 수십 명이 하다 보니까 효율성이 떨어져 상당히 곤혹스럽습니다.
기자: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박용만: 우리 기업인들은 개성공단에 인생을 바치고, 모든 젊음을 바쳐서 투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요. 남북한 당국이 심기일전 해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성공단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후유증으로 막대한 비용을 치르는 것보다 개성공단이 재개되어서 평화가 오고 관계가 개선되는 게 남북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을 남북한 당국자들이 깊이 있게 성찰해주시길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남북교류와 사람들' 오늘은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 녹색섬유의 박용만 대표와 함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대표님,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박용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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