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1부 : 누워서 책 보는 가게(1)

나우-김충성 xallsl@rfa.org
2017-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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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제43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예비 창업자가 한 만화카페 업체의 상담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제43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예비 창업자가 한 만화카페 업체의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진행자 : 안녕하십니까? 김충성입니다. 대개는 동네의 지하에 있었죠?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에 음침할 만큼 비좁고 어두컴컴했던 그곳! 그러나 다 같이 먹고살기 힘든 가난했던 시절 영웅호걸의 무용담에 통쾌해하고 허무맹랑한 우스운 얘기에 깔깔거리고 남녀의 사랑에 가슴 졸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바로 만화방인데요. 재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사에 휩쓸려 사라져버릴 줄 알았는데 요새 이 만화방이 ‘만화방 카페’로 변신해서 인기라고 합니다. 오늘 “돈주의 황금알” 주인공은요. 바로 만화방 카페를 차려서 책을 빌려주는 일까지 함께 해보고 싶다는 분이예요. 이 분과 함께 만화방 카페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아보도록 할게요. 안녕하세요.

김지현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나는 누구일까요.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김지현 : 네. 제 이름은 김지현이고요. 제가 떠나 온 고향은 함경북도 경성입니다. 잘 아실지 모르겠지만 청진 밑에 경성이요. 제 나이는 스물 여섯이고요. 한국에는 2009년에 왔습니다. 현재는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그래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지현 씨. 지현 씨가 우리 청취자들과 함께 공유하고픈 사업이 만화방 카페라고요?

김지현 : 네. 사실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장사는 책 대여점이에요. 북한에 있을 때 저희 할머니께서 역 앞에서 천막 같은 걸 치시고 책 대여점을 하셨거든요.          어머니께서 큰 도시에 나가서 역사책이나 만화책, 소설책 같은 책을 한 보따리 사오시면 할머니는 그걸 한 권에 얼마씩 받고 빌려주셨어요. 한국에 와보니 책이 너무너무 많아요. 책을 가까이하는 게 좋잖아요. 근데 북한에선 사실 다양한 책을 볼 기회가 많지도 않고 책 파는 현실도 어려워요.

진행자 : 그래요. 가령 북한의 책이란 게 우상화 체제만 강조하는 책만 있지 남한처럼 다양하게 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죠.

김지현 : 네. 그래서 할머니의 영향 덕분인지 제가 고향 땅에 돌아갔을 때는 사람들이 책을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현재와 다른 다양하고 많은 책말이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책 대여점인데요. 남한에 와보니 단순하게 책 대여점만으로는 먹고 살기 쉽지 않더라고요. 곰곰이 살펴보니 만화방 카페가 인기인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먹을 것도 먹고 음료도 마시고 책도 빌려주는 만화방 카페를 해보고 싶습니다.

진행자 : 네. 요새는 카페가 그냥 카페가 아니더라고요. 책을 읽는 북카페,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가는 애견카페, 아기들을 데리고 가서 놀 수 있는 키즈카페처럼 카페가 정말 다양해졌어요.

김지현 : 네. 요새는 그런 걸 복합형 문화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단순하게 하나의 용도만이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쓸모가 합쳐진 공간이 인기예요. 하나의 유행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창업을 할 때도 공간을 단순하게 하나의 목적이 아닌 두 개 이상의 목적을 가진 공간이 돈 벌기 더 유리하다는 거죠. 제가 하고자 하는 사업도 단순하게 만화방이 아니라 만화방에다 카페의 공간이 합쳐진 개념이에요. 만화방도 하고 카페도 하고, 그런 공간들이 요새는 대세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거기에다 책을 빌려주는 대여점도 같이 하고 싶어요.

진행자 : 손이 참 바쁠 것 같은데요. 만화방에다 책까지 빌려주고 카페까지... 카페라면 차나 음료까지 판다는 거죠?

김지현 : 예전에도 만화방에서 라면이나 떡볶이, 어묵 같은 간단한 음식을 팔았다고 해요. 책 읽다가 출출해지니까 장사가 됐던 거죠. 그런데 요새는 더 발전해서 그런 음식에다 커피와 다양한 음료까지 팔아요.

진행자 : 그렇다면 옛날처럼 공간도 좁고 칙칙하고 어두운 그런 이미지가 아니겠어요?

김지현 : 그렇습니다. 요새 만화방 카페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저도 가보고나서 깜짝 놀랐는데요. 일단 널찍하고 깔끔하고 세련되고 아주 편안해요. 제가 가본 곳은 벽면에 책장을 짜서 넣거나 공간에 책장을 둬서 책을 꽂아 뒀는데요. 책 읽은 공간이 다양하더라고요. 보통은 테이블에서 앉아 보는데 요즘은 이채롭게 다락처럼 계단을 만들어서 아래는 굴처럼 만들고요.  그 위는 다다미방처럼 꾸며서 누워서 책을 읽을 수도 있어요.

진행자 : 만화책은 배 깔고 누워서 빈둥빈둥 읽는 게 또 제 맛이기도 하죠. 요새 만화방 카페가 방처럼 그런 편안한 구조로 돼 있다는 거잖아요. 요즘은 만화방 카페도 프랜차이즈가 있다면서요?

김지현 : 그렇습니다. 그만큼 만화방 카페가 뜨고 있다는 증거인데요. 앞에 말씀 드렸듯이 만화방 카페가 워낙 넓고 인테리어 같은 시설이 다양하니까 요새는 이런 실내디자인이나 책까지 다 구비해서 만화방 카페를 차려주는 만화방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프랜차이즈 만화방 카페보다 저만의 만화방 카페를 차리고 싶어요. 프랜차이즈는 아무래도 그런 가맹점 비용도 많이 들 것 같고 그래서요.

진행자 : 만화방 카페 한 번 가려면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김지현 : 보통 1시간에 3천원, 3달러 정도 입장료를 냅니다. 그 외에 먹을 건 따로 사먹어야 되고요. 음료수나           간식거리 말이죠. 아니면 하루에 만원, 9달러 정도 내면 하루 종일 있어도 되는 곳도 있어요. 음식도 맘대로 먹을 수 있다고 하고요.

진행자 : 사실 요새 핸드폰 하나면 웬만한 건 다 할 수 있잖아요. 신문도 보고 영화나 TV 보고 라디오도 듣고요. 책도 다 읽을 수 있어요. 만화는 웹툰이라고 해서 핸드폰으로 웹툰 보는 사람들도 참 많은데요. 그래서 굳이 만화방에 직접 찾아가서 만화를 볼 사람들은 거의 없어질 거라고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만화방 카페가 다시 관심 받는 이유가 뭘까요?

김지현 : 글쎄요. 진행자님은 만화방 카페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진행자 : 만화책 속에 폭 빠지고 싶다는 느낌? 현재를 다 잊어버리고 싶다는 그런 맘이들어요. 휴식, 편안함 그런 거 말입니다.

김지현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요새는 어디서든 스트레스가 참 많은 세상이잖아요. 일도 그렇고 사람관계도 그렇고요. 그래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그럴 때 만화방을 찾는 것 같아요. 편안하게 쉬고 싶고 여유를 찾고 싶어서요. 실제로 젊은 학생들이 시험이나 일이 끝나면 휴식이나 여가를 즐기려고 만화방 카페를 찾고요.  4,50대 중장년층들은 만화방이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에 그 추억에 위로를 받는다고 해요. 한마디로 마음의 휴식과 위로를 받는 힐링 공간으로써 인기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아. 그렇게 마음이 편해지는 곳을 찾아 만화방 카페를 찾는다는 거죠. 또 다른 이유도 있을까요?

김지현 : 네. 만화방 카페에는 만화책만 있는 게 아니에요. 다양한 책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런 책들을 대여도 하고 싶다는 거였고요. 또 어느 곳은 또 당구대가 있어서 당구도 칠 수 있고 보드 게임이라고 해서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그러니까 연인들끼리 데이트 장소로 인기 있고요. 또 온가족이 함께 놀러 와서 쉬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그런 복합적인 문화 공간이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만화책 보고 있으면 옛날 어르신들 그랬어요.      머리를 콩- 쥐어박으시면서 공부나하라고 야단치셨거든요. 그런데 요새 만화방 카페가 그렇게 무지무지한 의미를 담은, 큰 공간으로 거듭날 줄 몰랐네요.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새 마칠 시간이 됐어요. 만화방 카페 절반만 들여다 본 셈이니까 나머지 반은, 다음 시간에 한 번 더 나와 주셔서 얘기해주셨음 합니다 지현 씨.

김지현 : 네. 알겠습니다.

진행자 : 그럼 다음 주 이 시간에 또 뵈요.

김지현 :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 책을 빌려주는 만화방 카페, 그 두 번째 이야기 다음 이 시간 꼭 기대해주세요., 기대 하셔도 좋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저는 김충성이었습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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