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2부) : “집 앞으로 가져다 드려요” (2부)

나우-김충성 xallsl@rfa.org
20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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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밀려드는 소포와 택배를 처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밀려드는 소포와 택배를 처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김충성입니다. 옛날의 등짐장수나 봇짐장수가 그랬죠. 저 외진 산골마을부터 머나먼 해안가 마을까지 걸어서 물건을 팔러 다녔습니다. 덕분에 그 지역에서 얻기 힘든 생필품들을 사 쓸 수 있었고요. 물자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돌고 돌았습니다. 이제 한 나라 안에서 뿐만 아니라 물자는 대륙과 국가를 넘나듭니다. 우리 몸의 피가 핏줄을 타고 흐르듯이 물자가 필요한 지역, 곳곳으로 잘 흘러가는 거지요. 그리고 이런 물자를 필요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일은 ‘물류 사업’ 이라는 이름도 얻게 됐습니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 역시 상당합니다. 오늘 돈주의 황금알의 주인공은요. 여러분께 이 ‘물류 사업’을 소개합니다. 나중에 고향에 돌아가면 물류 사업가를 해보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이청아씹니다. 이청아 씨 안녕하세요!

이청아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지난 방송 못 들으신 분들을 위해서 잠깐 설명이 필요할 듯 싶은데요. 청아 씨가 왜 물류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그 계기를 알면 이해가 빠를 것 같아요.

이청아 : 제가 열여섯 살부터 장사를 시작했는데요. 그 때 고향인 원산의 농산물을 갖고 황해도나 평양까지 가서 팔았어요. 그리고 평양에서 나올 땐 연필이나 지우개 같은 학용품을 갖고 와서 원산에서 장사를 했고요. 이렇게 해서 저는 꽤 이득을 봤는데 이유는 당연히 원산과 평양의 물건 값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평양에선 농산물을 더 비싸게 팔고 원산에선 학용품에 웃돈을 붙여서 팔고 그랬었죠. 근데 남한에 와 보니까 그런 장사가 없어요. 전국 어디나 물건 값이 거의 같아요. 그게 다 물건의 이동이 전국 어디든 빠르게 되니까 가능한 일이더라고요.

진행자 : 그건 도로도 잘 뚫려있고 교통수단도 좋기에 가능한 일이죠?

이청아 : 맞아요. 그리고 저는 특히, 남한의 택배 시스템에 놀랐는데요. 택배라는 것은 물건을 사면 집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것이잖아요? 먹는 것부터 옷, 신발, 가전제품 등 정말 모든 걸 다 택배로 집으로 배달해주고 말이죠. 시골 읍, 리까지도 택배가 간단 말이에요.

진행자 : 그래요. 제 친구의 경우를 보니까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이 농사지은 쌀을 서울에 사는 제 친구에게 보내는데 쌀 20킬로그램을 택배로 보내면 6천원, 약 5달러 정도면 된다고 해요. 싸죠? 김장철에는 소금에 저린 배추도 택배로 배달되고요. 정말 사람만 빼고는, 지역도 북한만 빼고는 다 배달되고 있습니다. (웃음)

이청아 : 저는 이 모든 택배가 보통 하루 이틀이면 배달이 된다는 게 더 신기해요. 우리 북한에서 살 때는 물자 이동이 이렇게 빠르지 않았잖아요? 우체국에서 등기나 소포로 물건을 보내도 분실되거나 배달되지도 않고요. 그게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도 없었어요.요즘 북한에도 서비차가 있고 물건을 배달하는 화물차도 있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이 물류 사업이라는 것을 쉽게 설명하자면 그런 서비차를 대량으로 갖고서 전국 어디나 물자를 잘 운반해 주는 일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더 비싸게 주고 사는 일이 없게 해주고 싶어요.

진행자 : 똑같은 설탕이라도 자강도에 사는 사람이나 강원도 원산에 사는 사람이나 같은 값을 주고 사게 하고 싶다? 이게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이청아 : 그럼요. 남한에서는 이렇게 물류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시골과 도시 간의 격차도 많이 줄었다고 해요. 북쪽에서는 아직도 시골 산다면 얼마나 무시합니까? 그러니까 이런 물류 사업이 잘 발달하면 같은 물건을 비싸게 주고 사지 않는 것 뿐 아니라 지역 간 사람들의 생활 격차도 줄어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 물류가 물건만 싸게 해주는 건 아니라는 얘기네요. 그렇다면 이런 물류 회사는 어떻게 꾸려가는 겁니까?

이청아 : 남한에도 여러 물류회사가 있는데요. 가령 택배회사 같은 경우, 무슨 택배, 무슨 택배 등등 대기업들이 하는 택배회사도 많아요. 그런 택배회사는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 사이에서 운송비를 받고 배달을 하는데요. 가령 제가 인터넷 상점에서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신발값과 함께 택배비, 보통 2달러 내지 3달러를 냅니다. 그럼 택배 회사가 그 신발을 저한테 배달해주고 운송비는 저에게 신발을 판매한 회사에서 받아 가는 거죠.

진행자 : 그렇게 물건을 운반하려면 일단 화물차 같은 운송 수단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화물차가 한 두 대 갖고는 안 될 것 같은데요?

이청아 : 네. 일단 전국을 거미줄처럼 이어서 신속하게 다니려면 화물차가 있어야 해요. 일단은 전국 큰 도시에 거점 사무소를 만들고 그 사무소에서 화물차를 소유한 분들, 보통 ‘화물차 소유주’를 줄여서 남한에서는 화주라고 부르는데요. 화주를 모집하는 겁니다. 제가 직접 그 많은 차량을 직접 살 수 없으니까요. 화주들과 계약을 하는 거죠. 물건 하나 배달하면 그 운송비를 “너와 나, 7대 3이든 6대 4로 나누자” 그런 식으로 하는 겁니다. 그러니 초기 투자 비용이 그리 많이 들진 않을 것같아요.

진행자 : 그런 좋은 방법이 있군요. 청아 씨! 그렇다면 물류 사업을 하려면 뭐가 가장 중요할까요?

이청아 : 이건 개인 사업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물류 사업이 성공하려면 일단 도로가 잘 닦여져 있어야 해요. 저 위쪽 함경도 온성부터 아래쪽 개성까지 지역 곳곳에 도로가 잘 나 있어야 화물차가 잘 다닐 수 있으니까요.

진행자 : 그래서 물자를 빨리 운반할 수 있는 고속도로 같은 기본 산업 시설을 인프라라고 하고 북한의 경제가 발전하려면 인프라가 먼저 발전해야한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죠. 자 그럼 가장 1번으로 중요한 것은 인프라일 거고요. 다음은요?

이청아 : 그리고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책임감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인색의 개선이 필요해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북한에도 서비차가 있고 우체국에서 소포나 등기도 배달해 주는 제도가 있어요. 근데 참 사람들이 그들을 믿지 못하죠. 모두들 물건이 파손되거나 잃어버린 경험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곳으로 배달해 줄 수 있는 신뢰가 요구됩니다. 남한 같은 경우 핸드폰 문자로 주문한 물건이 언제 도착하는 지 도착 시간을 알려주고 또 물건의 이동 경로까지 다 알려주잖아요. 무엇보다도 물건이 분실 됐을 때 택배회사는 그것에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신뢰감이 있어야 사람들이 택배를 이용할 거에요.

진행자 : 맞아요. 남한에선 택배로 다이아몬드를 배달시켜도 정확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겁니다. 그런 믿음이 있어야 고객들이 몰리겠지요..

이청아 : 고객들의 신뢰와 믿음이 잘 쌓인다면 자연스럽게 고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초반에는 발로 뛰면서 회사를 알려야겠죠. 큰 기업을 고객을 잡아서 그 회사의 물건을 저희가 다 배달하는 것으로 하면 가장 쉽겠지만 시작부터 그런 운이 따른다는 보장은 없고요. 또 개인과 개인 간에 물건을 주고받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택배라는 개념을 잘 설명하고 좋은 가격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배달은 꼭 해준다는 믿음을 주며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청아 씨는 어려서부터 장사 수완이 좋아서, 애초 사업가 기질도 남달랐잖아요.그게 왜냐면 이렇게 말하는 것도 똑 부러지고 믿음을 주는 인상이랄까요? 그래서 물류사업 하면 영업을 잘 해서 돈도 잘 벌 것 같아요.

이청아 : 그런가요?(웃음) 고향에 돌아가면 물류 사업가로 꼭 성공해서 진짜 돈주가 되고 싶어요.

진행자 : 거봐요. 배포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 남자나 여자나 다 사업하기 힘들지만요. 여자로서 사업한다고 말하는 것 그것도 물류 사업은 생각하기도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걸 해보겠다고 꿈꾸는 걸 보면 당찬 여장부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청아 : 사실 제가 어떤 목표를 정하면 꼭 이루고야 마는 성격이긴 하거든요. 대학교 때도 늘 일과 공부를 번갈아 가면서 제 등록금을 벌어썼어요.

진행자 : 앞서 물류 사업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크다고 얘기 나왔지만요. 이런 물류 사업이 북한 경제에 어떤 힘이 될 수 있을까요?

이청아 : 앞에서 물류를 몸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영양소나 산소를 공급하는 피로 비유를 하셨는데요. 어느 국가나 물류는 그런 역할입니다. 온 지역과 지방을 돌아다니며 원료와 물건을 공급하고 그걸 생산하고 생산된 물건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배달된다면 아마 그것도 경제를 돌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어느새 마쳐야 할 시간이 다 됐습니다. 아쉽네요. 청아 씨 마지막으로 청취자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나요?

이청아 : 네 제가 꿈을 꾸고 있듯이 청취자 여러분들도 물류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한번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진행자 : 고맙습니다. 청아 씨 오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청아 : 네. 고맙습니다.

진행자 : 비록 지금은 고향을 떠나왔지만요. 이청아씨 같은 당차고 똑똑한 젊은 친구들이 고향땅에 돌아가 펼치고 싶은 꿈과 목표를 듣다보면요. 왠지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그 누구도 아닌 그들이 그래도 북한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애틋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저도 이만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 저는 김충성이었습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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